양길주, 칼럼니스트

우리는 타인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살아간다. 그렇다고 비교하는 삶이 딱히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부정적인 삶의 비교가 잦아질 경우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우월해 보이는 타인과 나를 비교하다 보면 자신은 모자란 사람이라 여기게 된다. 이는 타인과 세상에 대한 원망이나 적대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 하향 비교를 통해 제 자존감을 세우기도 한다. 이 또한, 진정한 자존감이 되지는 못한다. 하향 비교를 통해 쌓아놓은 자존감은 비교 우위와 만나는 순간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에서 물결처럼 일었다 사라지는 겉멋 경쟁과 유행도 이런 비교하는 삶에서 연유한다.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의 옷맵시나 머리매무새, 집안의 집기와 장식품들, 수많은 옷가지와 장신구들, 모두가 겉멋 경쟁이라는 유행에 맞춰 장만한 것들이다. 심지어는 놀이나 취미생활과 관련한 것들까지도, 남 따라서 또는 유행을 좇아서 하기 일쑤다. 눈에 보이는 것들이 삶의 전부인 양 착각하며 남과의 겉멋 경쟁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어찌 보면 이를 위해 돈의 노예가 되는 삶도 당연시하는지도 모른다.
오늘의 삶은 과거와는 달리 친구나 지인뿐 아니라 유명인이나 부자들까지도 무엇을 먹고, 입고, 타고 다니는지 알 수가 있다. 따라서 그들과의 비교가 상실로 이어지며 괴로워하는 ‘비교 지옥’에 갇히기 쉽다. 이에 대한 철학자나 심리학자들의 견해는 “행복은 물질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물질적인 비교 우위나 물질적인 욕망의 충족은 순간적인 쾌락일 뿐 일상적인 행복은 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래도 돈만 있으면 삶에 필요한 모든 걸 충족시킬 수 있을 것처럼 여겨지는 게 우리의 삶의 현실이다. 그래서 정치, 경제, 교육, 문화, 예술, 의료, 심지어는 탐욕과 타락을 경계해야 할 종교까지도 돈을 향한 무한 질주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물질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에 종종 직면하거나 그런 경우의 삶을 지켜보며 괴로워한다. 평소에는 그 존재 가치를 알아차리지 못하다가도 그게 없어지면 숨 막히는 고통을 느낀다. 건강, 사랑, 자유, 평화와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들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은 행복이다. 그런 여건에서 멀어지면 외롭고 쓸쓸하게 살아야 한다.
가령 건강을 잃고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들은 돈이 많아도 쓸 수가 없다. 그들의 돈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는 쓸데가 없을 수도 있다. 또 철창에 갇혀있는 사람들, 전쟁의 와중에서 신음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돈이 아니라 자유와 평화다. 그런데도 우리는 눈에 보이는 부와 겉멋 경쟁만을 위해 투쟁하듯 치열하게 살아간다.
이처럼 부에 대한 집착이나 비교 함정에 빠지면 하찮은 것에 일희일비하거나 기준 없이 오락가락하며 인생을 허비하게 된다. 자유와 노동까지 헐값에 팔아넘기며 부를 좇거나 겉멋 경쟁에 갇혀 살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삶에서 벗어나 나답게 사는 길을 찾아야 여유를
즐기며 고상하게 살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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