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원장이 “여성은 무능해서 승진 못 한다”?…부적절 발언 관련 제보 ‘쇄도’

2025-08-06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인권위 직원들에게 “여성이 승진을 못 하는 이유는 유리천장이 아니라 무능력 때문”이라는 등 비하성 발언을 반복했다는 내부 폭로가 제기됐다.

6일 인권위에 따르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인권위 지부는 지난달 29일부터 내부망 자유게시판에서 안 위원장의 반인권적 언행과 부적절한 인권위 운영 등에 관한 제보를 접수하고 있다. 현재까지 관련 댓글은 약 130건이며, 이 중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제보는 40건 정도다. 노조는 제보를 모은 뒤 다음 주 노조 대의원회에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제보 내용에는 안 위원장이 “여성들이 전통적으로 집안일이나 돌봄에 특화돼 능력을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에 승진을 못 한 것”이라는 성차별적 발언을 한 사례가 포함돼 있다. 또한, 특정 기관의 고위 여성 직원을 지칭하며 “고위직으로 올라간 여성들은 독해서 그렇다”고 말한 사례도 접수됐다.

안 위원장이 직원에게 “동성애자 아니죠”라고 질문하며 성적 지향을 확인하려 했다는 제보도 있다. 이외에도 ‘엘리베이터에서 여성 직원의 머리카락을 만졌다’는 등의 폭로도 나온 상태다.

논란이 확산되자 안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내부망에 자신의 입장문을 올렸다. 발언 자체를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았으나, “직원들의 성적 지향 등을 확인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고 차별금지법과 표현의 자유에 대해 언급하며 사전에 양해를 구하는 차원의 질문이었다”고 해명했다. 신체 접촉 의혹에 대해선 “평소 직원들에 대한 격려나 친근감의 표현은 있었으나 신체나 외모를 비하하는 등의 부적절한 언행은 없었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의 입장 발표에도 불구하고 내부 직원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문정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인권위 지부장은 이달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직원들은 여성에 대해 이런 인식을 가진 분이 어떻게 인권위원장으로 있는지를 이해할 수 없다는 분노를 많이 표출했다”고 전했다.

시민단체들도 안 위원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바로잡기공동행동은 4일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안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안 위원장이 특정 종교를 향한 혐오 선동, 성적 지향 질문, 특정 국가 비하 등을 했으며 이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 인간의 존엄과 가치, 양심·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또한, 직권남용 및 인권 옹호 업무 방해 혐의로 안 위원장을 공수처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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