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코로나19' 때만큼 어렵다는데
민주 "소비 쿠폰 덕에 매출 올라"…국민의힘 "먹거리 물가 폭등"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민생회복쿠폰을 줘도 쓸 곳이 없다. 추석 장을 봐야 하는데 하나로마트에서도 못 쓴다고 한다." (충남 홍성 거주 김모씨·69)
"코로나19 때만큼이나 장사가 안 된다. 연휴에 가게를 열었지만 손님이 없다." (서울 영등포구 H호프집 사장 김모씨·56)

민심은 경제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민생회복소비쿠폰을 두 차례 지급하는 극약처방까지 내렸지만 밑바닥 경제에는 온기가 돌지 않는 분위기이다. 민심과 달리 여의도 섬에 갇힌 정치인들은 싸늘한 민심을 각 당에 유리하게 '아전인수' 해석을 하고 있다.
10일 더불어민주당(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추석 연휴가 끝나자 일제히 민생경제를 언급하면서도 민심 흐름을 유리하게 해석해 언급했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은 민생회복소비쿠폰 효과와 함께 코스피 3500 달성을 부각시켰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추석을 맞아 저는 전북 김제, 전남 구례, 광주 송정시장, 서울 마포 망원시장, 강북 수유시장 등을 돌며 국민 여러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는데 상인분들께서는 소비 쿠폰 덕에 매출이 30%나 올랐다고 좋아하셨다"며 "사상 처음으로 3500선을 돌파한 코스피 얘기도 많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1400원을 돌파한 달러/원 환율, 뜀박질하는 밥상 물가 등을 거론하며 경제가 어렵다고 부각했다. 모두 이재명 정부 실책으로 민생경제가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는 메시지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조 현금살포 부채주도성장 정책으로 인한 먹거리 물가 폭등, 관세 협상 교착 장기화로 인한 환율 폭등, 문재인 정권 시즌 2라 할 수 있는 수도권 집값 폭등 등과 지방의 악성 미분양 사태 등 이재명 정부 민생 실정 문제점을 낱낱이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 상황은 민주당이 낙관하는 지점과 국민의힘이 비관하는 중간 지점에 있으나 경기가 어렵다는데 무게가 더 실린다. 문제는 정부가 13조원 규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풀었으나 소비가 살얼음판이라는 점이다.

통계청이 지난 9월말 발표한 '2025년 8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 8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4% 감소하면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 7월에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2.7% 증가했으나 한 달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난 7월말 전 국민에게 지급했던 1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외식 수요가 반짝 늘었으나 온기가 한 달을 채 넘기지 못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낙관적이지는 않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9월말 공개한 '2025~2029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실질 국내총생산)을 1.0%로 제시했다. 지난 3월 내놓은 보고서에 제시한 1.5% 성장과 비교해 0.5%포인트(p) 낮췄다. 특히 이 기간 민간소비 전망치는 1.5%에서 1.4%로 0.1%p 내려잡았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에도 민간소비는 당초 전망보다 후퇴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내수는 건설투자 부진 심화와 민간소비 회복 지연으로, 수출은 미 관세정책 등 충격으로 낮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다만 2분기 들어 민간소비와 서비스업, 수출과 제조업 증가율이 높아지며 성장 흐름이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