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똑똑해지는 대형건설사 현장 안전관리

2024-10-16

[FETV=김주영 기자] 산업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중대재해를 줄이기 위해 마련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 시행된지 2년 8개월이 지났다.

대형 건설사들은 인공지능(AI) 로봇을 안전 관리에 활용하는 등 현장 사고 줄이기에 힘을 쓰고 있다. 다만 현장 노동자들이 해당 기술들을 잘 모르고 있어 체감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중처법’은 지난 2022년 초 도입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의 안전 및 보건을 확보하도록 경영책임자에게 의무를 부과한 법률이다. 2024년 1월 27일부터 개인사업자나 상시근로자 50명 미만인 사업 또는 사업장(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미만의 공사)까지 적용의 폭을 넓혀가면서 산업 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 사망 사고 중 추락에 의한 사망 사고는 연평균 약 57%(270명)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만 보더라도 248명의 현장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전체 업종 사망자 중 24%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중처법 시행 후 건설사들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현장 안전 관리에 더욱 힘쓰고 있다. 특히 연구개발(R&D) 예산을 늘려가면서 AI와 로봇 등을 활용한 안전 관련 장비와 프로그램, 제도를 개발 하는 데 한창이다. 뿐만 아니라 중처법이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적용되면서 중소 협력체와의 안전 관리를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산업 안전 보건공단 관계자는 “재해자와 사망자가 발생하는 사업장은 주로 50인 미만 사업장이나 중소기업은 안전관리에 힘 쓸 여력과 경제적 기반이 약하다”며 “대기업이 50인 미만 협력업체를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9년부터 자체 개발한 앵커로봇을 활용해 천장이나 벽체 상부 등 고소 위치에서 작업자가 불완전한 자세로 작업해야 하는 대표적인 고위험 작업을 맡겨왔다. 최근에는 타워크레인 와이어로프 점검 장치와 자재하역구 알람 시스템을 도입해 현장의 장비 안전 관리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타워크레인 와이어로프 점검 장치는 자기장 측정을 통해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와이어로프의 내외부 단선을 찾아내 대형사고를 막는다. 자재하역구 알람 시스템은 감지센서와 LED조명장치를 활용하여 개구부 근처 낙하물 사고를 방지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개발한 기술을 중소 협력사와 적극 공유하고 타 건설사와도 기술교류를 원활히 진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스마트 에어백과 스마트 안전고리를 개발해 현장에서 일어나는 추락 사고를 방지하고자 했다. 스마트 에어백은 추락감지센서를 통해 추락 시 에어백이 작동하고, 스마트 안전고리는 비콘을 통한 위험구역 설정 및 다양한 센서의 조합으로 작업자의 안전고리 체결 유무를 감지하며 알람기능을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 및 신속한 후속 조치가 가능하다.

롯데건설은 이번 해부터 건설 업계 최초로 입찰제도에 안전 역량등급을 반영해 낙찰사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중소 협약사의 안전 관리 참여를 이끌어냈으며 원격 구조감리기술 및 구조안전성 평가 시스템 개발, 다중이용시설물 가스 폭발 재난 대응형 방폭 시스템 개발 등 재해 방지를 위한 연구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다만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건설업계가 현장 안전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당사자인 현장 노동자의 반응은 냉랭하다.

전국 건설노동종합 관계자는 "중처법 시행 이후 하청업체(협력사)에서 일어나는 산업재해에 대기업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노동자들은 해당 기술들이 실제로 현장에 도입됐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CCTV 감시체계 강화 등의 발전은 노동자에게 재해의 책임을 무는 것”이라며 “노동 현장에서 안전함을 느낄 수 있는 제도와 기술이 마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노동자들이 현실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 스마트 기술과 안전관리체계를 현장 중심으로 확대 전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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