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툭~ 탁!’, ‘와아~’.
어릴 적 동네 골목에서 자주 들리곤 했던 아이들의 놀이 소리다. 요즘처럼 온통 아파트들이 빽빽하게 들어서기 전 주택들 사이 동네 골목은 아이들의 놀이터였다. 제기차기, 구슬치기, 딱지치기, 팽이돌리기, 비석치기, 공기놀이, 고무줄놀이 등 간단한 도구만으로도 놀 것은 많았다.
그런 놀이 중에 ‘자치기’란 놀이가 있다. 아이 팔뚝 길이의 긴 나무막대가 ‘채’가 되고, 손 뼘 정도의 짧은 나무막대가 ‘알’이 된다. 살짝 파인 땅에 알을 올려놓고 채로 쳐올린 다음 잽싸게 떠오른 알을 때려 멀리 보낸다. 상대가 알을 잡으면 순서가 바뀌고, 아니면 계속해서 멀리 쳐내서 정해진 목적지에 다다르면 이기는 놀이다. 파크골프를 치다가 문득 어릴 적 놀았던 자치기가 떠올랐다.
사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과 채를 가지고 하는 놀이나 경기는 적지 않다. 로마 군인들이 야영지에서 구부러진 막대기로 깃털로 만든 단단한 공을 치던 ‘필라 파가니카(Pila Paganica)’를 비롯해, 일본 나라시대의 ‘타구(打毬)’, 중국 명나라의 ‘추환(毆丸)’, 조선 시대의 ‘격방(擊棒)’ 등이 그것이다.
공을 채로 치는 대표적인 운동인 골프는 스코틀랜드에서 탄생해서 잉글랜드를 거쳐 전 세계로 퍼졌고, 지금은 200개가 넘는 국가에서 약 7000만 명이 골프를 즐기고 있다고 한다. 골프와 유사한 경기인 파크골프의 시작도 이런 공과 채의 놀이로부터 시작됐다. 1983년 일본 훗카이도에서 시작됐다는 파크골프는 일반 골프를 즐기기 어려운 노인이나 어린이도 즐길 수 있는 생활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파크골프의 공은 직경 6㎝에 90g 정도의 플라스틱 소재로 만든다. 공의 내부구조에 따라 투피스, 스리피스 등으로 비거리와 타구감을 달리할 수 있다. 길이 86㎝ 이하에 500g 정도인 하나의 채로만 경기하는데 채의 헤드부분은 천연목재를 주로 사용하며 공을 띄우지 않기에 로프트각(페이스 각도)은 0도에 가깝다.

운동을 하면 행복 호르몬인 ‘세라토닌’과 쾌감을 주는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시켜서 기분을 안정시키고 행복감을 높여준다. 파크골프의 경기는 시작점에서 목표점에 도달하려는 목적성을 갖는데, 이는 미국의 유명 골퍼인 밥 존스(Bob Jones)이 말했듯 ‘인생을 연습하는 과정’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공과 채를 이용한 놀이에는 충격량, 힘, 양력, 포물선 운동, 회전력, 운동량 보존의 법칙 등 복잡한 역학 원리가 관계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복잡한 과학적 원리들이 뭐가 중요하겠는가. 그냥 자연을 즐기며 목표를 향해 공을 치면 그만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