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꿀팁] 투자자 보호장치 부족…비트코인, 신중한 접근을

2024-07-04

사례=올초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자산 가격의 변동률과 연동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주식처럼 거래되는 펀드)가 미국에서 승인됐다. 직장인 A씨는 이번 승인으로 제도권 내에서도 가상자산 투자가 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투자에 관심이 생겼다. A씨는 가상자산에 안전하게 투자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과거 비트코인은 암호화된 지갑 주소로 주고받기 때문에 제도권 내에서 추적이 어려워 불법 자금 송금이나 환전 등에 악의적으로 이용됐다. 또 가격변동성이 매우 큰 투기 상품이라는 비난도 받았다. 그러나 올해 1월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면서 많은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들이 투자 자산으로서의 비트코인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있었던 2020년 5월 500만원대까지 내려간 비트코인은 ETF 승인 이후 2024년 3월 1억원을 넘기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세계 최대 운용사인 블랙록과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역시 올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해 엄청난 글로벌 투자 자금을 끌어모았다. 비트코인이 글로벌 금융시장 제도권 내에서 투자 상품이라는 ‘자산성’을 인정받게 된 것이다.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먼저 비트코인 ETF 같은 금융상품을 통해 간접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비트코인 ETF에는 현물 가격을 추종하는 현물 ETF와 선물 가격을 따르는 선물 ETF가 있다. 금융당국은 비트코인 현물 ETF를 국내에 바로 도입하기에는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고, 국내 금융시장에 적용하기에는 준비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국내 운용사들은 해외에서 비트코인 선물 ETF를 상장해 운용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주식거래소를 통해 투자할 수 있다.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또 다른 방법에는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해 직접 매수하는 방법이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국내 5대 원화마켓 거래소(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고팍스)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앞으로 비트코인 투자 전망은 어떨까? 비트코인은 기업 가치를 나타내는 주가와는 달리 적정 가격을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가장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지표를 찾자면 시장에서의 ‘유동성’과 ‘한정성’이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비트코인은 약 4년을 주기로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떨어지도록 설계됐다. 이것을 ‘반감기’라고 한다.

특히 올해는 4월에 반감기가 있었으며 이는 공급량이 정해진 비트코인의 가치를 더 높여준다. 유동성 측면에서 볼 때 금리가 내려가면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져 실물 자산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앞으로 비트코인 역시 화폐가치 하락에 대한 헤지 수단이 될 수 있으며 금리인하 시점과 인하폭이 뚜렷해진다면 가격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라고 불린다. 20년 전 금을 직접 사지 않고도 금에 투자할 수 있는 금 ETF가 출시되면서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금 가격은 ETF 출시 이후 7년 동안 4배 이상 올랐다. 물론 단순히 이 둘을 비교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비트코인 현물 ETF로 현금이 유입되는 속도는 금 ETF로 자금이 유입된 속도와 비교했을 때 훨씬 빠르다. 지난 30년간 출시된 ETF 상품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인다.

다만 다른 투자 자산과는 달리 가상자산 투자에는 좀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당부한다. 아직 국내 가상자산 투자에 있어서는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건전성,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 특히 ‘가상자산 연계 투자 사기’ 범죄가 하루가 멀게 생겨나면서 지난해 6월 금융감독원은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및 투자사기 신고센터’를 발족했다. 투자로 자산을 불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피해 사례를 사전에 숙지해 자산을 지키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가상자산거래소를 이용할 때에는 공식적으로 신고된 가상자산거래소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는 금융정보분석원,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될 예정이며 가상자산에 대한 규율이 단계적으로 마련되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정책적인 부분까지 고려해 자산 배분 차원에서 자산의 일부만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

김서희 NHALL100자문센터 WM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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