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민기] ”나는 햄스터, 직업은 회사원”⋯유튜브 뒤집은 AI 동물

2025-08-09

햄스터 캐릭터에 직장인 일상 투영…3개월 만에 50만 구독자

표정·움직임 어색함 없애 ‘불쾌한 골짜기’ 극복 시민들 큰 호응

AI 제작 도구 확산에 크리에이터·저품질 콘텐츠 모두 증가

"회의 끝나니까 6시? 그렇다면 퇴근."

최근 유튜브에서 헤드셋을 끼고 출퇴근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햄스터를 주인공으로 한 '정서불안 김햄찌'가 인기를 끌고 있다. 부드러운 털, 귀여운 콧잔등, 순진한 얼굴을 한 이 햄스터는 그냥 햄스터가 아니라 회사원 햄스터다.

해당 채널은 개설 3개월 만에 구독자 50만 명을 모았다. 평균 조회수만 100만 회이며 댓글에는 "진짜 직장인 같아서 볼 때마다 슬픔”, “퇴근 후에 이 영상만 되돌려 보면서 힐링하고 있다. 너무 고맙다” 등 공감 섞인 반응이 나온다.

그동안 AI 캐릭터는 진짜를 어설프게 닮은 가짜를 보며 불쾌감을 느끼는 '불쾌한 골짜기' 현상 때문에 대중 호응을 얻기 어려웠으나 김햄찌는 다르다. AI지만 자연스러운 표정과 움직임이 돋보인다. 기존 AI 콘텐츠에서 흔히 보이는 어색함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김햄찌의 인기에 힘입어 ‘AI로 동물 영상 만드는 법’도 활발히 검색되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구글에 '김햄찌'를 검색해 보면 연관 검색어에 김햄찌 만드는 법이 뜰 정도다.

인기를 끄는 주된 요인은 공감이다. 김햄찌는 여느 회사원처럼 퇴근 후 야식을 먹고, 로또 당첨을 기대하며 사직서를 품고 다닌다. 직장에서 실수한 날이면 집에 와서 울음까지 터뜨린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퇴근길에 실수한 거 계속 생각하다가 제일 편한 집에 와서 와르르 무너져서 우는 거 격공”, “햄찌야, 나 아닌 줄 알았는데 회사생활 은근히 힘들었나 봐. 퇴근하는 지하철에서 울컥했는데 간신히 참았어. 위로가 된다”, “햄찌가 내 속마음 대변해 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햄찌를 운영하는 채널 주인은 "슬프게도 실생활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 내가 위로를 받고 싶어서 영상을 만들게 됐다. 많이 봐 주고 공감해 줘서 항상 고맙다"고 밝혔다.

유튜브가 정책 예고를 하면서 김햄찌 채널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유튜브가 지난달 15일 수익 창출 기준을 개정하며 AI 콘텐츠는 수익을 창출할 수 없게 된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 이번 개정안에는 AI 콘텐츠를 겨냥하는 내용은 없다. 다만, 동일한 템플릿을 사용한 대량 생산, 다른 곳에서 수정 없이 복사한 내용 재사용 등 AI 영상 제작자 다수가 이용하는 영상 제작 방식의 수익 창출을 막았다. 일각에서는 유튜브를 비롯한 영상 플랫폼 제작자들이 AI 영상에 대한 규제를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