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I, 작년 3606억원 손실
캄보디아 법인 선전에도 합산 손실↑
아시아 편중된 법인 겹악재에 취약

[디지털포스트(PC사랑)=김호정 기자 ]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KB뱅크(이하 KBI, 舊부코핀은행)가 지난해 3600억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당초 2026년까지 KBI를 흑자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앞당겨 올해까지 정상화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전년보다 적자 폭이 더 늘며 취지가 무색해졌다. 여기에 중국과 미얀마 등 주요 해외법인 실적마저 깎이며 전체 해외법인 순손실이 확대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해외법인은 지난해 2029억5300만원의 합산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합산 순손실액인 1114억1200만원보다 915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리딩뱅크를 두고 경쟁하는 신한·하나 은행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수익 향상을 거둔 것 상반된다.
이 중 KBI의 순손실은 3606억1700만원으로 집계돼 전체 해외법인의 적자 규모를 키웠다. KBI는 전년 대비(-2612억2600만원) 38% 증가한 약 1천억원이 늘어난 손실을 기록했다.
KBI의 적자 폭을 충당할 나머지 해외법인의 실적도 저조했다. 국민은행의 미얀마 해외법인 중 한 곳인 KB마이크로파이낸스미얀마는 지난해 248억6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앞서 KB마이크로파이낸스미얀마는 2022년 1164억원 적자에서 2023년 421억원으로 가까스로 흑자로 돌아섰지만, 1년 만에 다시 손실 전환하며 690% 이익이 축소됐다.
또 다른 미얀마 법인인 KB미얀마 은행은 지난해 52억2400만원의 순익을 거뒀다. 전년(34억5000만원)대비 2% 성장에도 전체 해외법인 손실을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국민은행 중국법인은 작년 229억99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전년 대비 순익이 73억원 축소됐다.
캄보디아에 있는 KB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는 2년 연속 순익이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KB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는 재작년 1156억5200만원 순이익을 거둔 데 이어 지난해 1319억2700만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72% 성장하며 이익이 대폭 늘었음에도 나머지 해외법인의 실적 부진을 극복하진 못했다.
KBI의 적자는 그간 국민은행의 실적을 깎아 먹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KBI는 2020년 인수 당시부터 부실은행을 인수했다는 비판에 시달렸고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대규모 국부유출 논란까지 일었다. KBI은 연간 순손실로 ▲2020년 434억원 ▲2021년 2725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2년에는 대규모 충당금을 쌓아 손실이 8020억원으로 급증했다. KB국민은행은 2023년 KBI 유상증자에 참여해 7천억 원 규모 추가 지원을 단행해 적자 폭을 줄였으나 1년 만에 다시 손실 폭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이 공언한 2025년도 흑자 전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KBI의 적자 문제가 논란이 되자 흑자 전환 시기를 2026년에서 올해로 앞당기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은 이번 적자 폭 확대를 인정하면서도 수익성 부문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KBI는 부실여신 감축 노력과 우량여신 신규 취급 증가로 순이자마진(NIM) 비율이 재작년 0.78%에서 작년 1.32%로 순이자 이익이 40% 증가한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손실이 늘어난 배경엔 코로나19 사태에 이뤄졌던 (인도네시아)정부의 정책 지원이 끝나면서 (국민은행이) KBI 인수 전 취급했던 부실여신에 대해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쌓으며 일회성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국민은행은 지속적인 부실여신 감축으로 올해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이 많이 줄어든 상황으로 자금 조달구조 개선과 정상여신 증대, 여신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통해 KBI를 올해 흑자 전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의 해외법인이 여타 시중은행과 달리 아시아(중국, 미얀마,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에 쏠리며 적자 폭이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KBI의 적자에, 다른 아시아 법인 실적 부진까지 겹치는 악재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지역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국민은행은 아시아 외에 영국(런던), 뉴질랜드(오클랜드), 미국(뉴욕)에도 진출했지만 이곳은 해외법인이 아닌 지점으로 주로 기업금융(예금, 대출, 외환, 국제투융자 등)을 전담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미얀마 법인의 경우 국가비상사태 상황이 지속되며 정세 불안 정성이 영향을 미쳤고, 중국의 경우 이익이 소폭 줄긴 했으나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인도의 첸나이, 푸네 지역에 새 지점을 열고 신시장 개척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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