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각국이 우주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로켓과 함께 또 다른 경쟁 분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우주정거장이다. 미국이 주도해 국제협력을 통해 건설한 국제우주정거장(ISS·사진)의 운영시한인 2028년이 임박해오며 미국 외에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우주 개발에 도전하는 국가들이 속속 독자 우주정거장 구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미 세계는 50여년 전 치열한 우주정거장 개발 경쟁을 치른 바 있다. 바로 1970년대 양강이었던 미국과 옛 소련이 우주정거장 기술 선점을 위해 맞붙었던 것. 1950~60년대 인공위성 스푸트니크와 유인우주선 아폴로로 상징되는 두 국가의 우주개발 1라운드에 이은 2라운드 경쟁으로 결국 우주정거장도 냉전시대 경쟁의 산물인 셈이다.
당시 경쟁은 소련이 앞서나갔다. 유인 달탐사 경쟁에서 미국에 밀린 소련이 먼저 우주정거장 설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덕분이다. 최초의 우주정거장은 소련의 살류트 1호로 1971년 4월19일에 프로톤-K 로켓에 실려 지구 궤도에 올려졌고, 그해 6월 소유스 11호가 처음으로 우주정거장과 도킹에 성공해 3명의 우주인이 23일 동안 체류했다. 이후 달탐사에 열중하던 미국이 1973년 뒤늦게 첫 우주정거장인 ‘스카이랩’을 띄우며 경쟁에 동참했다.
그러나 옛 소련이 1980년대 끝내 무너지며 경쟁은 허망하게 미국의 승리로 끝나고 만다. 이어 1998년 미국이 주도하고 러시아, 유럽, 일본, 캐나다, 브라질 등이 공동 협력한 ISS가 발사되며 우주정거장은 경쟁이 아닌 우주협력의 상징이 됐다. 이후 30년 만에 다시 경쟁의 시대가 도래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