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홀딩스, 부광약품 지분 30% 확보 '발등의 불' 어떻게 끌까

2025-09-10

[비즈한국] OCI홀딩스의 부광약품 지분 확보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상장 자회사 지분 확보 의무에 따라 부광약품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은 시간이 촉박한 만큼 지분 확보 유예기간을 얻어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OCI홀딩스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부광약품 지분 추가 확보를 위한 정리기간 연장을 신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OCI홀딩스는 2023년 5월 지주사로 전환했으며 이달 22일까지 부광약품 지분 30%를 확보해야 한다. 지주사 OCI홀딩스는 공정거래법 제18조 제2항 2호에 따라 상장 자회사 부광약품 지분 3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만약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제37조 제1항에 근거해 주식의 전부 또는 일부 처분 등의 시정명령을 받거나 제38조 제3항 제2호에 따른 과징금이 부여될 수 있어서다.

이에 공정거래법 제18조 제6항이 ‘주식가격의 급격한 변동 등 경제여건의 변화, 주식처분금지계약, 사업의 현저한 손실 또는 그 밖의 사유로 부채액을 감소시키거나 주식의 취득·처분 등이 곤란한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2년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OCI홀딩스가 이 규정을 활용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OCI홀딩스는 지난 7월 부광약품이 단행한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11.32%에서 17.11%까지 높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12.89%가 부족한 상황.

2주가 남은 현 시점에서 OCI홀딩스가 부광약품 지분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영업일 10일(8월 27일~9월 9일)간 부광약품 주식 총 거래량은 309만 6438주다. 신주를 발행하지 않고 지분율 30%를 넘기려면 OCI홀딩스는 2959만 9402주가 필요한데 시장에서 거래되는 물량 전량을 사들이더라도 석 달 이상이 걸릴 수 있다. 시장가보다 높은 매수 가격을 제시하는 공개매수도 최소 20일 이상 필요해 이달 22일까지 지분을 확보하는 것은 녹록지 않다.

비교적 단기간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카드가 남았지만 업계에서는 OCI홀딩스가 이를 검토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지난 5일 부광약품 종가 3500원 기준 445억 원 이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에너지와 화학 분야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OCI그룹은 지난 5월 공정위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순위에서 자산 13조 7760억 원으로 42위를 차지한 대기업이다. OCI홀딩스는 지난 6월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7812억 원 포함 유동자산 4조 783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및 무역정책 영향으로 태양광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그룹사 전체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광약품 지분 확보에 선뜻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OCI홀딩스는 내년 1분기 가동을 목표로 미국 텍사스주에 2억 6500만 달러(3840억 원)를 들여 2GW 규모의 태양광 셀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올 들어 총 3건 48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사업권을 매각하는 등 최근 2~3년간 부진했던 태양광 사업에서 반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풍력과 태양광 발전을 ‘세기의 사기극’이라 비난하며 앞으로 신규 사업을 승인하지 않겠다고 밝혀 태양광 사업의 리스크가 다시 높아진 상황이다.

이처럼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자회사 OCI테라서스는 지난 5월부터 공장 가동을 아예 중단했다. 고객사가 가동을 중단하는 등 전방산업 수요가 위축된 영향이다. OCI홀딩스도 OCI테라서스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기차·풍력발전용 경량화 소재인 ECH(에피클로로히드린),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으로 확대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대형 투자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OCI홀딩스는 2022년 3월 1461억 원을 투자, 부광약품 지분 11.8%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3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지만 연 매출 1601억 원, 영업이익 16억 원 수준으로 OCI그룹의 다른 계열사보다 규모와 비중은 크지 않다. 주가도 지난 2022년 3월 8일 종가 1만 1800원 대비 70% 이상 하락해 OCI그룹으로서는 부광약품이 아픈 손가락과 같은 존재일 수밖에 없다.

OCI홀딩스 관계자는 “부광약품 지분 인수 계획 및 공정위 유예 신청 등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면서 “정해지는 대로 공시를 통해 알리겠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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