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1년 차 사령탑들의 성적이 극명하게 갈린다. K리그1 명문 전북 현대의 김두현 감독은 팀이 강등권으로 추락하며 팬들의 사퇴 압박을 받는 반면, FC 안양의 유병훈 감독은 K리그2 우승과 함께 다이렉트 승격을 이뤄냈다. K리그2 수원 삼성의 변성환 감독도 시즌 최종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불씨를 살려냈다.
같은 1년 차 감독이지만 이들의 성적이 크게 엇갈린 배경에는 지도자로서의 경험 차이가 눈에 띈다. 선수 시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경험한 김두현 감독은 2020년 수원 삼성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했다. 지도자 생활 4년 만에 K리그 최고 명문 구단 전북의 감독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팀을 11위까지 추락시키며 최하위 인천과 2점 차에 불과한 상황이다. 전북은 선수 연봉만 200억원을 투입했지만 구단 창단 이래 처음으로 파이널B로 추락했고, 팬들은 경기장에 “김두현 나가라”는 현수막을 걸며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유병훈 감독은 2011년 3부 고양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10년 넘게 코치로서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안양, 아산, 서울 이랜드 등을 거치며 오랫동안 2부 리그를 관찰해왔다. 안양에서 감독은 올해가 처음이지만 앞서 2013년부터 코치, 수석코치로 인연을 맺어 팀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감독으로는 첫해인 이번 시즌 ‘유비’라는 별명처럼 치밀한 준비와 전술 운용으로 K리그2 우승과 함께 1부리그 승격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선수들과의 소통에도 능해 팀의 장점을 극대화하는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원 변성환 감독은 2015년부터 프로 유소년팀 감독부터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왔고, 연령별 대표팀 감독까지 지내며 지도자로서 큰 무대를 경험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U-17 대표팀 감독으로 지난해 아시안컵 준우승 성과도 냈다.
프로 감독 1년 차지만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단기간에 끌어올리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월 염기훈 감독으로부터 지휘봉을 넘겨 받은 이후 11경기 무패행진을 달리기도 했다. 고려대에서 뛰고 있던 옛 제자 김지호를 프로 데뷔시키는 등 모험도 마다하지 않았다.
선수단을 휘어잡는 강력한 언변으로도 주목받는다. 무승부 경기가 많아지면서 좀처럼 중위권을 벗어나지 못하자 작심하고 목청을 높였다. 지난 8월 충북청주와의 원정 경기 후 라커룸 토크는 팬들 사이에서 계속 회자한다. 변 감독은 “야! 아니 진짜 공 이렇게 찰 거야? 10 대 0으로 져도 좋으니까 할 거 하라고. 내가 책임진다고. 뭐가 무섭냐고 지금. 너희 이 기회가 소중하지 않니?”라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변성환 사령탑 체제 수원은 시즌 막판 다시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리그 2위 충남 아산을 상대로 종료 15초 전 짜릿한 놀라운 골로 역전승을 거두며 6위에서 4위로 뛰어올랐고, 이어진 안산 그리너스와의 시즌 최종전에서도 역전승을 거두며 순위를 유지해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