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부산지역 수입업계의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원자재 수입비용 증가에 대한 자체 대응책 마련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상공회의소는 17일 수입 비중이 높은 30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지역 수입기업 영향 및 피해 상황 긴급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철강, 식품 등 원부자재 수입 기업들의 수입비용도 늘어나면서 환차손, 영업이익 감소 등의 애로를 겪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고 주로 내수판매 위주의 기업일수록 피해가 컸다.
철판을 수입해 내수 위주로 공급하는 철강 유통업체 A사는 “수입 비중이 크다 보니 환율에 크게 영향을 받는 편”이라면서 “수입대금의 50% 정도는 환헷지를 했으나 나머지는 무방비 상태여서 피해가 크다”고 호소했다.
에어컨 냉매 가스를 수입해 국내 산업용으로 납품하는 B사도 “환율 급등으로 인한 수입금액의 증가로 원가 부담이 커져 이익률이 감소하고 있지만 환율 리스크 회피를 위해 기업차원의 대응 여력이 없어 환율 안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원가인상 요인이 발생한 만큼 원가 인상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방안이 될 수 있으나 가격결정권이 취약한 지역기업들은 원청과의 계약구조, 경기 불황에 따른 판매량 감소 우려 등의 이유로 이를 실행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철강 유통업체 C사의 경우 “매출처와 약정된 단가로 납품하는 계약 구조상 원가 상승분을 즉각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수산물 유통업체 D사도 “수입비용 증가분을 그대로 제품 가격에 반영한다면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매출 감소와 직결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처럼 지역기업 대부분은 자체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어, 결국 피해를 고스란히 감수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부산상의 조사연구팀 관계자는 “외환당국이 나서서 환율안정을 위한 조속한 조치를 취해 줄 것과 함께 피해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