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계엄과 탄핵 정국 등 국내 정세 불안으로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해외 여행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당분간 달러당 1400원 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주춤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1430원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중국 경제 불확실성이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대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가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며 "올해 상반기까지는 1400원대 이상의 고환율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외 여행객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이번 주 주말을 이용해 일본 도쿄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직장인 김모(45)씨는 “올초에 일본에 갔을 때보다는 예산을 15% 가량 높게 잡았다”며 “계엄과 탄핵 사태로 여행객들이 애먼 상황에 높였다”고 토로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1분기 예약률이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며 "특히 유럽 장거리 노선 수요가 줄었다"고 전했다.
단기적으로는 원달러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유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될 경우 1450원선 돌파도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급기야 여행 업계는 고환율에 대응해 가성비 여행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모두투어 측은 "환율 부담을 줄인 이코노미 패키지 상품이 인기"라며 "조기예약 특가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