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리스크에 일부 외국인 관광객 한국 여행 취소
고환율도 부담…다만 아웃바운드 여행 수요는 지속 증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다소 움츠러든 여행 소비 심리가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국내 여행업계는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아웃바운드(한국인의 외국여행)의 경우 평소와 대동소이한 예약률을 보이는 등 큰 영향은 없었지만, 이번 탄핵안 가결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소비 심리가 안정을 찾으며 여행 수요가 지속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3일 비상계엄 사태로 국내외 여행객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여행 심리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해외 각국에서 한국 여행 경보를 발령하면서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여행) 업계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일행이 한국 여행을 취소한 데 이어 일본 수학여행 단체도 방문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의 한 환전소에는 ‘한국의 정치적인 상황 때문에 일시적으로 한국 돈을 받지 않는다’며 원화 환전이 막히는 경우도 발생했다.
또한 비상계엄 후폭풍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내국인들의 해외여행 수요도 급감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환율이 높아지면 여행 경비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아웃바운드 업계는 이번 정치적 혼란이 내국인의 해외여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모두투어에 따르면 비상 계엄 사태 이후 현재까지 직전 동기 대비 예약증감율에 유의미한 변동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겨울 방학 시즌을 맞아 신규 유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바운드 사업을 하는 모두투어의 자회사 모두투어인터내셔널 경우 현재 중국 지역만 진행 중인데 12월 확정 단체 중 실제 취소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원투어 여행이지가 예약 데이터(출발 기준)를 토대로 내년 1분기 해외여행 수요를 분석한 결과 역시 예약 건수가 올 1분기의 85% 수준으로 집계됐다.
올 1분기의 경우 엔저에 힘입어 일본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볼륨이 크게 나타난 데 반해 내년 1분기의 경우 일본 수요는 줄고 중국과 장거리 수요는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는 새해에도 이색 상품과 콘텐츠 등을 앞세워 여행 수요를 공략해 나갈 방침이다.
하나투어는 내년도 패키지 및 자유여행 시장 입지 강화를 위해 단독 상품 기획·온라인 서비스 고도화를 지속한다는 복안이다.
해외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바운드(해외에 있는 관광객이 한국뿐 아니라 일본, 유럽, 동남아 등으로 여행)도 확대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해외법인들이 현지 여행업체와의 제휴 및 투자에 적극 나서고 현지 상품 기획 등 신규 여행 상품과 콘텐츠 발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노랑풍선은 내년에 공휴일이 많아 여행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상품 다양화 및 지역 기반 전략을 강화하고 시장 회복에 맞춰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할 예정이다.
모두투어 역시 주력 상품 브랜드 ‘모두시그니처’의 상품 라인업을 확대해 내년 판매 비중을 35%까지 늘리고 특수지역 상품과 크루즈 판매 활성화를 위해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젊은 연령층 고객 확보를 위해 인플루언서와 동행하는 컨셉투어와 이색 체험 테마 상품을 늘리고 세미패키지와 에어텔과 현지 데이투어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에어텔과 같은 상품 라인업도 대폭 강화한다.
교원투어의 경우 자유여행 수요 증가에 맞춰 기존 패키지에 자유 일정을 적극 반영하는 것은 물론 세미 패키지를 비롯해 에어텔, 데이투어 등 자유여행 관련 상품 라인업을 지속 확대한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그룹 내에 상조 계열사인 교원라이프가 있는 만큼 협업을 통해 설계한 ‘투어플랜’ 판매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도 프리미엄 여행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6월 첫 선을 보인 매스티지 패키지 ‘여행이지 플러스(여행이지+)’로 프리미엄 여행 시장 경쟁력 강화와 모객 및 송출객 수 규모 확대에도 시동을 건다.
교원투어 관계자는 “하반기에 조직 개편과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내년도 핵심 사업 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며 “새해에는 투어플랜과 그린란드 패키지 등 상품 경쟁력과 차별화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함과 동시에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를 견고하게 갖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