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리 통화 유출 파문..캄보디아 훈센에 자국군 '뒷담화'

2025-06-19

[전남인터넷신문]국경 지역 충돌로 태국과 캄보디아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가 훈 센 캄보디아 상원의장과의 통화에서 자국군을 비판한 내용이 유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연립정부 내 제2당이 연립정부 탈퇴를 결정했고 야권은 의회 해산을 요구하는 등 현 정권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19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패통탄 총리가 지난 15일 캄보디아 실권자인 훈 센 의장과 통화한 내용 일부가 온라인에 유출됐다.

유출된 9분 분량 통화에는 패통탄 총리가 훈센 의장에게 '삼촌'이라고 부르며 캄보디아 접경 지역 부대를 지휘하는 태국군 제2사령관을 부정적으로 언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패통탄 총리는 분씬 팟깡 제2군 사령관이 반대 진영에 속한 인물이라며 "우리 의도와 다른 반대편 사람들의 말을 듣고 분노하거나 좌절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제2군 사령관은 멋있어 보이고 싶어 한다"며 "그가 하는 말은 국가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우리는 국경에서 충돌이 일어나기 전의 평화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캄보디아와 접한 태국 북동부를 관할하는 분씬 사령관은 "캄보디아와 싸울 준비가 됐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며 강경 대응을 주장해왔고, 훈 센 의장은 이에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훈 센 의장은 2023년까지 38년간 장기 집권한 뒤 아들 훈 마네트에게 총리직을 물려줬으나 여전히 캄보디아 최고 실권자로 꼽힌다.

훈 센 의장은 패통탄 총리의 아버지이자 태국 최고 실세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절친한 사이다.

훈 센 의장은 17분간의 통화를 녹음해 자국 정치인 약 80명과 공유했으며, 이 중 누군가를 통해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패통탄 총리는 훈 센 의장과의 통화는 협상 전략 일부이며 군과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이어 "신뢰 문제로 훈 센 의장과는 개인적으로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씬 사령관도 패통탄 총리 전화를 받았다며 "아무 문제가 없고,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패통탄 총리의 통화 유출은 태국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패통탄 총리가 대표인 집권당 프아타이당에 이어 연정 내 제2당인 품짜이타이당이 전날 밤 연정 탈퇴를 선언했다.

품짜이타이당은 "모든 태국 국민과 주권과 영토, 태국의 이익을 지키는 군을 지원할 것"이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아누틴 찬위라꾼 부총리 겸 내무부 장관이 이끄는 품짜이타이당은 하원 69석을 차지하고 있다.

패통탄 총리가 개각을 앞두고 내무부 장관직 양보를 요구하는 등 최근 프아타이탕과 품짜이타이당은 갈등을 겪어왔고, 통화 유출 논란이 연정 탈퇴 촉매가 됐다.

품짜이타이당 탈퇴로 연정은 하원 과반을 겨우 확보하게 됐다. 품짜이타이당 외에 다른 연정 소속 정당이 추가로 탈퇴하면 연정이 붕괴할 수도 있다.

태국 제1야당인 국민당 낫타퐁 르엉빤야웃 대표는 총리의 책임 있는 대응과 의회 해산을 요구했다.

야권에서 패통탄 총리 사퇴 요구도 나오고, 일각에서는 쿠데타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어 태국 정국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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