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온 MG손해보험 가입자…"감액이전 말도 안돼"

2025-04-16

가입자 "계약 그대로 유지되도록 지켜달라"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메리츠화재의 인수 포기로 MG손해보험의 다섯 번째 매각 시도까지 불발되면서 금융당국이 MG손해보험 해결 방안을 두고 고심하는 가운데 불안이 커진 가입자들이 결국 거리로 나섰다.

MG손해보험 가입자 모임은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MG손해보험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가입자 피해가 없도록 계약을 그대로 유지해달라고 촉구했다.

MG손보는 2022년 4월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된 후 예금보험공사는 4차례 공개매각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건전성 지표 등 경영환경이 지속적으로 악화해왔다.

이후 예보는 MG손보 매각 방식을 기존의 공개 입찰에서 수의계약 형태로 전환했고, 메리츠화재가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예보는 지난해 12월9일 MG손보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메리츠화재를 선정했다. 그러나 매각조건 협의를 위한 실사를 추진하던 중 MG손보 노조의 이견 등으로 착수하지 못하면서 우협대상자 지위를 반납했다. MG손보 노조는 고용승계 불안을 이유로 메리츠화재의 인수를 완강히 반대했다.

매각이 계속해서 불발되면서 금융당국은 대형 손보사로의 계약이전에 대해 고려하고 있으나 이 또한 난항을 겪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삼성화재·DB손보·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보 등 대형 손보사들의 임직원들을 만나 100% 계약이전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형 손보사에서 MG손보 계약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장기보장성 상품의 리스크와 재무건전성 부담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고 이에 감액이전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감액이전은 계약을 다른 보험사가 인수하면서 보상을 일부 축소하는 형태를 말한다.

메리츠화재의 인수 포기 이후 금융당국에서 청산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고 감액이전에 대한 얘기도 나오면서 불안해진 가입자들은 “고래 싸움에 MG 가입자 속탄다. 금융당국은 성실한 가입자의 계약을 지켜달라”며 절박한 심경을 드러냈다.

민경문 MG손보 가입자 모임 대표는 “매달 2만원, 3만원씩 보험료를 내고 만기까지 보장을 받으려고 미리 보험에 가입했는데 이걸 지켜달라는 건 너무 당연하지 않느냐”며 “어느 보험사로 이전되든 상관없이 계약 유지만 해달라는 거다. 감액이전은 말도 안 된다. 누가 보험에 가입할 때 회사가 망할 거라고 생각하고 들었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참석자는 “1세대 실손 가입자로 집회에 처음 섰다”면서 “오늘 오신 분들 중에 안 아프고 건강해서 오신 분 없다. 저 역시 생업을 뒤로 하고 익산에서 불안한 마음에 이 자리에 왔다. 많은 분들이 광주, 울산 등 먼 곳에서 오셨다. 누구 하나 간절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저희도 상생을 바랐으나 가입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창구가 없다. 노조에서 가입자와 같이 살아갈 방법에 대해 먼저 이야기할 창구를 마련해주셨다면 저희가 이 자리까지 오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참석자 역시 “오늘 집회 참석자 중에 연세드신 분이 너무 많다”며 “저도 50이 넘어서 지금 막 병원에 다니면서 이제 혜택을 보려고 하는데 이렇게 됐다. 저보다 더 오래 보험을 넣고 병원에 갈 일이 더 많아지신 분들은 어떻겠나. 사회적으로 보호받아야하실 분들인데 보험이 무너지면 이분들이 어디로 가겠나. 이에 대한 책임을 회사도 당국도 같이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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