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사무소 카라'와 상속세 세부담 분석
30억 상속 시 현행세법보다 세부담 93%↓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여야가 현행 상속세 체계에서 '배우자 공제 폐지'에 동의하면서 향후 상속세 납부 방식이 '선(先)배우자 후(後)자녀'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상속자산이 30억원 이상일 경우, 먼저 배우자에게 상속하고 사후 자녀에게 상속하게 되면 세 부담이 최대 93% 절감된다.
◆ 30억 이상 상속 시 '선 배우자 후 자녀' 상속 자리 잡을 듯
8일 <뉴스핌>은 법률사무소 카라의 유지은 변호사와 함께 여야가 추진 중인 상속세 세법개정안에 따른 세 부담 감소 효과를 분석했다.
앞서 당정은 '자녀공제'를 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상향한 상속세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효과 분석은 여기에 더해 여야가 합의한 '배우자 상속세 폐지'까지 포함한 분석 결과다. 즉 '일괄공제 5억원, 자녀공제 5억원, 배우자공제 폐지'를 기준으로 결과를 분석해 봤다.

우선 배우자 1명과 자녀 2명을 둔 A 씨가 상속자산으로 30억원을 남길 경우, 남은 가족이 내야 할 상속세는 현행세법 기준으로 3억1594만원이다.
일괄공제 5억원과 배우자상속공제 12억8571만원의 공제를 뺀 산출세액이 3억2571만원인데, 여기에 신고세액공제 977만원을 뺀 결과다.
그러나 배우자 공제가 폐지되면 과세가액은 30억원에서 17억1428억원으로 감소한다. 배우자 상속분인 12억8571만원이 과세가액 산정 이전에 차감된 효과다.
여기에 일괄공제 5억원과 자녀공제가 5억원으로 상향될 경우 산출세액은 9428만원으로 낮아진다. 최종 납부세액은 신고세액공제 282만원을 제외한 9145만원(만단위 이하 절삭)으로 확 줄어든다.
유지은 변호사는 "배우자 상속제가 폐지되면, 배우자가 상속받게 되는 상속재산을 상속세 과세과액 산정 시 차감하게 되는 방식을 가정했다"며 '선 배우자 후 자녀' 상속이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부동산R114는 지난 1월 기준 서울 25개 자치구의 아파트 155만가구(임대 제외)의 평균 가격이 13억8289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평균 매매가가 가장 높은 지역은 서초구로 29억9516만원을 기록했다.
서초구에 아파트 1채를 갖고 있는 중산층의 경우 세 부담 완화를 위해 '선 자녀 후 자녀' 상속 방식을 따를 가능성이 커진다.
◆ 배우자 상속 폐지+유산취득세 전환 시 세 부담 대폭 경감
최근 정부는 현행 '유산세'를 '유산취득세'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만약 현재 유산세가 유산취득세로 전환될 경우 상속세 세 부담 완화는 더욱 커진다.

앞선 가정에 이어 서초구 아파트 1채를 가진 B 씨가 배우자와 두 자녀에게 유산을 물려줄 경우 현행세법 기준 상속세액은 3억1594만원이었다.
그러나 유산취득세가 적용되면 배우자는 12억8517만원, 자녀 두 명은 각각 8억5714만원의 상속자산을 받게 된다. 여기서 배우자 상속분은 전액 차감된다.
자녀들의 상속공제는 기초공제와 자녀공제를 합한 7억원으로 최종 납부세액은 각각 2078만원이 된다. 현행세법과 비교해 상속세 부담이 무려 93%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유산취득세'는 전체 유산이 아닌 내가 물려받은 유산만큼 세금을 내는 제도로 '유산세'보다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한편, 세제당국인 기재부는 다음 주 '유산취득세 개편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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