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열 번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닻을 올린 대신증권이 기존 강점인 주주친화정책을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1998년부터 27년 연속 현금 배당을 하고 있는 대신증권은 종투사 지정 후에도 주주 가치 향상을 위해 배당 정책을 우선하고 있는데 사업 확장 기회를 얻은 만큼 더 큰 수익으로 보답하겠다는 포부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오는 21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배당소득세 15.4%를 내지 않도록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할 예정이다.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바꾼 뒤 배당하면 주주가 냈던 원금을 도로 돌려주는 것으로 해석돼 배당소득세를 내지 않게 된다. 주주들의 실질적인 배당수익을 고려하는 대신증권의 조치다.
대신증권은 앞서 이달 6일 현금배당 보통주 1주당 1200원, 우선주 1주당 1250원, 2우B 1주당 1200원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결산배당금 총액은 992억 원으로 1주당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7.1%, 우선주 7.8%, 2우B 7.9%다. 결산배당을 위한 배당기준일은 이달 26일이다.
대신증권은 금융주 내에서도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힌다. 대신증권은 30여 년 가까이 이어온 배당을 올해도 시행하며 이익을 투자자들과 공유하는 ‘주주친화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해 배당금액 기준을 보통주당 1200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장기간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하는 게 주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이 같은 배당은 지난해 다소 부진한 실적에도 배당 만큼은 예년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연결기준)이 836억 원으로 전년 대비 48.2%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4조 939억 원으로 전년 대비 6.2%, 당기순이익은 1442억 원으로 6.1% 각각 증가했다.
대신증권 측은 “기업금융(IB)과 부실채권(NPL) 부문 수익 개선에도 불구하고 보유 중인 금융상품 평가손과 판관비 증가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말 종투사로 지정된 대신증권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 만큼 본격 실적 회복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종투사 지정으로 대신증권은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나게 됐으며, 기업금융(IB) 분야에서도 강화된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은 종투사로 지정된 후 IB 부문 조직을 키우며 사업 확대 채비를 마쳤다. 인수합병(M&A) 및 인수금융 업무를 담당할 새로운 부서를 설립하고, 경험이 풍부한 임원을 영입했다.
사업 확장은 IB외에 리츠 등 다각화도 추진한다. 국내외 주요 지역의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대신밸류리츠와 대신글로벌리츠는 올해 상반기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 리츠는 주요 자산으로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대신증권 본사 사옥 등을 포함한다. 대신밸류리츠는 국내 핵심 우량 자산을, 대신글로벌리츠는 해외 자산을 주로 편입할 계획이다. 상장 전 투자유치(Pre-IPO)와 공모를 통해 자본을 확충, 리츠의 자산 규모를 크게 확장할 예정이다. 대신증권은 그룹사의 시너지를 활용해 증권과 금융, 부동산을 아우르며 리츠 및 부동산 대체투자 부문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실적을 떠나 주주에 대한 약속을 지키고 책임을 다하기 위해 배당을 이어왔다"며 "IB와 리츠 등 다양한 사업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이를 통해 주주이익을 확대하는 선순환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7% 넘는 배당수익률 매력적…대형사로 발돋움, 이익 증가"
[애널리스트 뷰]
목표주가 2만원대로 30% 높여
초대형IB 인가 목표·성장 기대
증권가는 대신증권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에 이어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목표로 성장할 수 있고, 배당주 매력이 여전하다는 점을 근거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투자의견을 낸 증권사들은 모두 ‘매수’를 권했고, 목표 주가도 2만 원 대로 현재보다 30% 높였다.
9일 금융정보 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중 대신증권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한 NH투자증권과 BNK투자증권은 모두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목표 주가도 현 1만 6800원 대와 비교해 30% 이상 높은 2만 2000원과 2만 3000원을 각각 제시했다.

양사는 모두 높은 배당 수익률을 대신증권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로 꼽았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신증권의 배당 정책은 ‘별도 당기순이익의 30~40% 배당성향 유지 및 최소 보통주 1주당 1200원 보장’”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배당정책이 주목받을 예정으로, 수익률은 7.4%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BNK투자증권 역시 대신증권이 주당 배당금을 최소 1200원 이상으로 약속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경상적 이익을 회복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배당주로서도 매력적이고, PBR(주가순자산비율) 또한 0.3배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2020년 이후 주당 배당금을 최소 1200원 이상 지급했다. 최근 5년간 평균 배당수익률은 8.6% 수준이다.
대신증권이 종투사 지정에 그치지 않고 더 큰 먹거리를 찾아나서리라는 기대도 있다. 윤 연구원은 “지난해 말 국내 열 번째 종투사로 지정되면서 이제는 어엿한 대형사가 됐다”며 “통상 대형사는 자기 자본 4조 원 이상 달성을 통해 초대형 IB 인가를 목표로 한다”고 했다. 이어 “대신증권도 중장기적으로 비슷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종투사 선정 이후 부동산과 IB 등에서 활약도 예상된다. 대신증권은 종합부동산 금융회사를 목표로 부동산 개발과 분양 사업에서도 이미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21년 나인원한남과 춘천 온의지구 분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며 종합 자산관리 그룹으로서의 입지를 증명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지속적으로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BNK투자증권에서는 종투사 지정으로 기업 여신에 나설 수 있다는 점과 금리 하락에 따른 부동산PF 등 IB 활성화를 이유로 꼽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 "IB 손익은 2023년 충당금 인식 등의 영향으로 387억 원에 불과했지만 내년 1732억원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민아 기자 mi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