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에 470억원 배당…'주주 분쟁' 간접 지원

2025-03-09

교보생명이 2년 만에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최대주주 신창재 회장에 470억원 배당금이 지급될 전망이다.

최근 신 회장이 주주 간 분쟁 해결을 위해 주식을 되사고 있는 만큼, 간접적인 지원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9일 생명보험협회 수시공시에 따르면 지난주 교보생명은 이사회를 열고 1204억8730만원 연간 배당을 결의했다. 1주당 배당금은 1200원, 배당성향은 17.2%다.

최대주주 신창재 회장에게는 약 470억원 배당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기존 신 회장의 교보생명은 지분율은 33.78%였으나, 지난달 어펄마캐피탈로부터 주식 5.33%를 되사며 약 39%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최근엔 어피니티 컨소시엄 내 어피니티, GIC가 보유한 교보생명 주식 9.05%와 4.50%를 신한투자증권과 SBI그룹 등 금융사에 매각하면서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업계는 교보생명이 신창재 회장을 지원하기 위해 배당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 회장이 풋옵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선 대규모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를 차입할 경우 연 수백억원에 이르는 이자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신 회장은 어펄마캐피탈로부터 지분 5.33%을 매입하기 위해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서 각 1000억원씩 200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향후 신 회장이 되살 것으로 예상되는 남은 어피니티 컨소시엄(IMM·EQT)의 교보생명 지분은 10.46%다.

교보생명은 작년에 실시하지 않았던 배당을 재개하면서 배당성향까지 확대했다. 지난 2023년 실시된(2022년 연간배당) 금액은 512억5000만원으로 올해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1주당 배당금은 500원, 배당성향은 13%였다.

3년 만에 최고액 배당이 결정되면서 교보생명 IMM과 EQT(10.46%)에게도 126억원 정도가 지급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신회장 측과 풋옵션 가격 산정 관련 갈등을 최근까지 이어오고 있어,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교보생명은 “회사 재무건전성 확보 등을 고려해 주주 배당 니즈에 부합하는 배당금을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지분 매입으로 인한 신창재 회장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교보생명이 배당을 지속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어펄마캐피탈이 매각한 교보생명 주식 가치(5.33%, 2000억원)로 단순 계산시 신 회장이 어피니티 지분 10.46%를 인수하기 위해 마련해야 하는 금액만 약 4000억원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개인이 수천억원 이상 자금을 조달하려면 부담이 커, 회사 차원에서 배당을 늘려 경영권 안정을 도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작년 교보생명은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 이유로 새 지급여력제도(K-ICS) 경과조치 신청과 자사주 매입을 꼽았다. 당시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을 결정하면서 보통주 210만주를 831억6000만원에 매입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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