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하반기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등 대대적인 재편 작업에 돌입했다. 인수합병(M&A) 전문가인 박병무 공동대표를 선임하며 사업구조를 수술대에 올린지 1년만이다. 이에 FETV는 박 대표 체제 1년 동안의 변화와 성과, 향후 전망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FETV=신동현 기자]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박병무 공동대표를 선임한 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함께 '재무'를 수술대에 올렸다. 부채비율을 하락시키는 가운데 재도약을 위한 실탄을 재장전해야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를 기반으로 포트폴리오 확장, 투자, 인수합병을 추진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의 최근 공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단기금융상품과 투자상품의 비율을 줄이고 현금성 자산을 대폭 늘렸다. 유동부채가 전년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하면서 총 부채가 전년 대비 22% 감소한 8903억원을 기록했다.

과거 엔씨소프트는 유동성 자금을 단기금융상품과 투자상품에 배치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단기금융상품은 4204억원, 1조886억원, 1조1674억원을 보유했지만 작년에는 1782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단기투자자산은 꾸준히 1조원 이상을 유지했지만 2024년에는 이를 398억원으로 줄였다. 이를 보면 지난해에 집중해 단기투자자산을 유동화해 현금및현금성자산으로 분류한 셈이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2559억원, 2855억원, 3651억원을 기록했다가 지난해 1조2604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단기금융상품은 주로 만기가 1년 이하인 정기예금, 머니마켓펀드(MMF) 등 금융상품으로 기업들은 단기 여유 자금을 예치해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단기투자자산은 기업이 주식, 채권, 단기 펀드, 단기 대여금 등 수익성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자산이다. 일반적으로 단기금융상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만큼 시장 변동성에 따라 리스크가 크다.
엔씨소프트는 단기적이고 불확실한 투자 수익을 기대하기보다 대량의 현금 자산을 확보해 당장 필요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사용하겠다는 전략을 채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부채 구조 역시 변화를 보였다. 지난해 엔씨소프트는 지난 3년간 1조원이 넘는 규모의 부채를 지녔지만 작년에는 890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기준으로 22% 감소했다.
그 중에서도 유동부채의 비율이 크게 감소했다. 지난 3년간 꾸준히 5~6000억원을 오갔던 유동부채는 지난해 3221억원으로 48% 감소했다.
이로써 부채비율도 하락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부채비율은 각각 45.41%, 38.75%, 35.07%였지만 작년에는 29.07%까지 낮아졌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부채 감소는 지난해 회사채와 차입금 등을 현금 상환한 결과"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번에 확보한 대량의 현금성자산으로 게임 포트폴리오와 장르 확장, 글로벌 시장 확대 진출을 위한 투자 활동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게임 개발사인 빅게임스튜디오와 미스틸게임즈에 투자했다. 또 스웨덴 ‘문 로버 게임즈’와 폴란드 ‘버추얼 알케미’에도 투자했다.
게임 포트폴리오와 장르 확장에도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지난달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에도 최소 600억에서 700억원 규모를 유지하며 작년 중점 투자한 서브컬처, 슈팅 장르와 함께 엔씨가 시도하지 않았던 모바일 시장의 인기 장르에 대한 M&A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이번에 확보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으로 게임 포트폴리오 확장과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해 국내외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며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M&A 계획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