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의 칼, 특검 150일

특검의 150일-윤석열·김건희와 두 삼부토건
이종호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를 결혼시켜 준 게 우리다’라고 그랬어요.
우리? ‘우리’ 범주가 누구누구예요?
그래서 ‘우리가 누굴까’ 하면서 얘기를 계속해 보면 김건희 여사 얘기도 하고, 김건희 여사의 어머니 얘기도 하고, 무슨 강원도에 윤석열 대통령과 가깝다는 모 전기회사 황 사장이라고 있어요 그분 얘기도 하고, 스님 얘기도 하고, 조남욱 회장 얘기도 해요. 그리고 조성옥 회장 얘기도 합니다.
(이하 경칭 생략)
지난 3월 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김규현 변호사가 묘한 얘기를 했다. 그는 순직 해병 사건 수사와 관련해 항명 등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변호인이다.
그는 또한 김건희의 ‘계좌 관리인’으로, 특별검사팀의 핵심 수사 대상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의 통화 및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수처에 제보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소개한 이종호의 발언에 ‘우리’라는 의미심장한 단어가 등장한다.
김규현이 이종호에게 들은 말과 자신의 추정을 섞어 정리한 ‘우리’ 명단에는 일단 김건희와 그 어머니인 최은순이 포함된다. 뒤이어 언급되는 ‘강원도 황 사장’은 윤석열의 40년 지기로 유명한 강릉의 황하영 동부전기산업 회장. ‘스님’은 윤석열·김건희 부부를 연결해 준 매파로 알려진 심무정이다.
조남욱과 조성옥은 모두 전 삼부토건 회장이다. 김건희 특검팀이 공식 출범 다음 날인 7월 3일 전광석화처럼 압수수색에 나선 바로 그 삼부토건이다.

하지만 조남욱의 삼부토건과 조성옥의 삼부토건은 서로 다른 회사다. 조남욱의 삼부토건은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부실화로 위기에 빠지면서 2015년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2년 뒤 조성옥이 그걸 인수했다.
특검팀의 7월 3일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그 조성옥이다. 조남욱과 조성옥은 혈연관계가 아니다. 다시 말해 옛 삼부토건과 새 삼부토건은 아무런 연결고리가 없다.
그런데도 옛 삼부토건과 새 삼부토건 모두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긴밀하게 얽혀 있다. 왜 그럴까. 그들은 정말로 이종호가 말한 ‘우리’였을까. 그걸 따져보기 위해 일단 옛 삼부토건과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인연에 대해 먼저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