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놀란 트럼프 “가자지구 점령” 발언… 국무장관도 “TV보고 알았다”

2025-02-06

4일(현지 시각) 미국이 가자지구를 '점령'(take over)하겠다는 주장으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전문가들과 사전 논의된 것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직접 고안한 아이디어라는 해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미국)가 그것(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을 소유하고 현지에 있는 모든 위험한 불발탄 및 기타 무기를 해체할 책임을 지겠다”고 깜짝 발언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의 잠재력은 믿기 어려울 정도다. 가자지구는 '중동의 리비에라'(호화로운 향락 도시)'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5일 미국 CNN 방송은 트럼프 행정부의 한 중동 정책 고문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구상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 고문은 자신을 포함해 여러 당국자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또 다른 백악관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와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정도가 이 구상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당시 과테말라에 있었던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TV를 통해 처음 구상안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전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한 아이디어에 머물러 있었을 뿐 구체화하지 않았는데, 부동산 사업가 출신인 위트코프 특사가 지난주 가자지구를 방문하고 관련 소식을 전한 일이 전환점이 됐을 것이라고 백악관 관계자는 전했다.

다만 이 구상안은 발언만으로도 전 세계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에 현실로 어떻게 구현될지는 알 수 없다.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에 미군을 보낼 것이냐는 질문에 “필요하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했지만 발언 다음날 캐롤라인 리빗 백악관 대변인은 “가자지구에 미군을 투입한다는 것도, 미국인의 세금을 쓰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라고 해명했다.

민주당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안을 '인종 청소'라고 비난하면서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안토니오 쿠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역시 '인종 청소'에 대해 우려하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악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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