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약한 머리”“재개발 제초제”…재개발 현장 달려간 국힘·오세훈

2025-10-24

국민의힘이 10·15 부동산 대책의 규제 직격탄을 맞은 현장으로 24일 달려갔다. 과도한 규제라는 비판 여론이 커지는 가운데 불길 확산을 위해 당력을 집중한 모양새다.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김도읍 정책위의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서울 노원구 상계5재정비촉진구역을 찾아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대책 회의를 진행했다. 장 대표가 ‘부동산 정책 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한 지 사흘 만에 오 시장과 처음 머리를 맞댄 것이다.

상계 5구역은 2005년 뉴타운 지구로 지정된 후 20년 만에 재개발이 본격 추진 단계에 들어섰다. 하지만 이번 대책으로 사업 지연이 예상되는 대표적인 곳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은 집값이 오르지 않거나 보합인데도 규제에 포함됐다”며 “재건축·재개발을 앞둔 지역의 주민 우려가 상당히 크다”고 했다.

장 대표는 오 시장과 재개발 현장을 둘러본 뒤 “이번 10·15 부동산 대책은 정비사업에 의한 주택 공급마저 막아 놓은 무책임한 정책”이라며 “사업 속도를 내야 할 시점에 강력한 규제 정책을 발표해 지금까지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게 아닌지 걱정이 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게걸스럽게 집어먹다가 접시까지 삼켜 놓고 국민을 향해선 집 한 채 마련조차 죄악이라고 손가락질하는 고약한 머리에서는 제대로 된 부동산 정책이 나올 수 없다”고 일갈했다.

오 시장도 “서울시가 그동안 고군분투하면서 지난 4년 간 씨를 뿌리고 이제 줄기가 올라오는 걸 정부가 전부 쳐내고 제초제까지 뿌려 놓은 꼴”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상되는 주민 피해에 대해 “(재개발·재건축) 분담금을 낼 때 대출 제한이 걸리게 되고, 팔고 싶어도 못 파는 구조”라며 “(인·허가 관련) 예상하지 못한 장애 사유가 발생할 환경도 생겨났다”고 우려했다.

이후 주민 간담회에서 “열악한 주거 환경을 방치해선 안 된다”는 주민 목소리가 쏟아지자 장 대표는 “정부가 집 한 채를 원하는 꿈을 무너뜨리는 정책을 펼쳤다. 정책 철회에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오 시장도 “서울시가 인·허가를 진행할 수 있는 건 빨리 하겠다”고 거들었다. 국민의힘은 2030세대를 비롯해 신혼 부부, 재개발·재건축 조합장 등 정책 피해가 예상되는 집단과 릴레이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빗발쳤다. 이 차관은 지난 19일 유튜브 방송에 나와 “집값이 떨어지면 그때 사면 된다”고 발언한 뒤 경기 성남 아파트를 갭투자(전세 낀 매매)한 의혹이 불거지며 논란이 확산하자 지난 23일 1분56초 분량의 유튜브 영상을 통해 사과 입장을 밝혔다.

송 원내대표는 24일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본인은 갭투자로 수십억을 벌고 50억원이 넘는 자산가가 됐으면서 조롱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며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스스로 거취를 판단하라”고 했다. 조은희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이분이 보면 갭투자, 주인 전세, 세 테크까지 부동산 투기 전문가”라며 “그만두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했다. 장 대표도 “경질하는 게 정책 방향을 선회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주진우 의원은 이 차관뿐 아니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한주 민주연구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 5명을 ‘부동산 을사오적’이라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1905년 을사늑약 체결 당시 ‘을사오적’ 5명에 이들의 얼굴을 합성한 포스터를 게시한 뒤 “자기들은 강남 살고 부동산 갭투기 했으면서 국민에겐 서울 진입 금지령을 내렸다”며 “권력에 영합해 서민 주거권을 박탈한 2025 을사년의 부동산 을사오적”이라고 썼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