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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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력 없이 반복되는 하중은 결국 연골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 커 연골 약해지며 슬개연골연화증·조기 퇴행성관절염 등 발전할 수도 관절 지키는 다이어트 필수... 통증 시 조기 관리해야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체중 감량에 관심을 두는 이들이 많다. 특히 짧은 기간 안에 눈에 띄는 변화를 기대하며 무리한 다이어트를 시작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유산소 운동 위주로만 체중을 줄이면, 무릎 관절에 예상치 못한 부하가 가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체중 감량 자체보다 근육 유지가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관절은 근육이 충분히 받쳐줘야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근력 없이 반복되는 하중은 결국 연골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무릎 관절은 신체의 체중을 직접 지지하는 하중 중심 관절로 구조적으로 안정성이 낮아 근육, 인대, 연골에 크게 의존한다. 특히 일상적인 움직임만으로도 무릎에는 체중의 수 배에 달하는 하중이 실린다. 달리기나 점프 후 착지 시에는 체중의 8배 이상의 충격이 집중될 수 있다.
이때 관절의 충격을 완충하는 역할은 허벅지 앞쪽의 대퇴사두근이 담당한다. 그러나 근육이 부족한 상태에서 반복적인 유산소 운동만 지속되면 근육이 관절을 보호하지 못하고, 그 하중이 연골로 직격되며 손상된다.
연세스타병원 허동범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특히 중년 이후에는 근육량이 자연 감소하기 때문에, 다이어트 시 지방과 함께 근육까지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무릎이 받는 부담이 더욱 커진다”며 “나이가 들수록 허벅지 근육은 무릎의 방패와 같으며, 다이어트 역시 단순한 체중 감소보다 관절을 지키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릎 관절에 반복적인 마찰과 압력이 가해지면 연골이 점차 약해지며 다양한 관절 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 슬개연골연화증은 무릎 앞쪽 연골이 부드러워지고 마모되면서 계단을 오르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묵직하거나 찌릿한 통증이 나타난다. 연골 손상이 진행되면 무릎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동반되거나, 오래 앉아 있을 경우 뻣뻣한 느낌이 지속되기도 한다. 연골연화증은 심각하게 진행될 경우 연골이 순두부처럼 말랑해지다 실타래처럼 벗겨지면서 조기 퇴행성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기존에 퇴행성관절염이 있는 경우, 잘못된 운동이나 하중 증가로 인해 관절 내부의 염증이 악화되며 통증과 부종이 심해질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무릎 통증이 아닌, 근육 약화, 체중, 관절 정렬 이상 등 복합적인 원인이 얽힌 질환으로 발전하므로 조기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릎에 반복적이거나 만성적인 통증과 자주 붓고 열감이 동반된다면 치료가 필요한 시점이다. 환자의 관절 상태에 따라 히알루론산 주사, 프롤로주사, 약물 및 물리치료 등 비수술 치료를 통해 통증을 조절하고 관절 주변 연부조직을 강화할 수 있다.
급성 통증기가 지나면 대퇴사두근을 강화하는 근력운동을 통해 관절의 안정성을 높이고, 활동량이 많을 때는 무릎 관절을 지지할 수 있는 무릎 보호대를 착용해 일상 속 부담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연골 손상이 심화되어 무릎 정렬에 이상이 생긴 경우 관절내시경이나 교정적 수술이 필요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을 해보도록 한다.
허동범 병원장은 “관절을 희생하는 방식의 다이어트는 오히려 신체 기능의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며 “통증이 단순 근육통인지, 연골 손상에서 비롯된 것인지 일반인이 구분하기 어려운데, 반복되거나 악화되는 증상이 있다면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와 관절 보호 전략을 세우는 것이 건강한 감량과 관절 수명을 동시에 지키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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