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을 자주 꾸는 사람은 조기 사망 위험이 3배 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악몽이 수면의 질을 방해하고 신체에 스트레스를 더해 신체 노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과 아비데미 오타이쿠 영국 치매 연구소 박사 연구팀은 지난 23일 유럽 신경학 아카데미(EAN) 총회에서 발표한 연구를 통해 “악몽은 흡연과 비만, 질 낮은 식단, 신체 활동 부족보다 조기 사망을 예측할 수 있는 더 강력한 인자”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8~10세 어린이 2429명과 26~86세 성인 18만 3012명을 대상으로 악몽과 조기 사망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연구 초기에 악몽을 얼마나 자주 꾸는지를 보고했고 이후 19년에 걸쳐 추적 조사를 받았다.
분석 결과는 충격적 이었다.
매주 악몽을 꾸는 성인은 그렇지 않은 성인에 비해 70세 이전에 사망할 위험이 3배 이상 높았다.
주 단위를 넘어 월 단위로 악몽을 꾸는 경우에도 조기 사망 위험이 상승했다. 오타이쿠 박사는 “연령, 성별, 인종, 정신 건강 상태와 무관하게 악몽과 조기 사망 간에는 일관된 연관성이 있었다”고 밝혔다.

악몽을 자주 꾸는 사람은 몸에서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장기간에 걸쳐 분비될 수 있다. 이 호르몬이 노화를 가속시키는 원인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특히 악몽은 수면 중 갑작스러운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켜 심박과 호흡을 급격히 높이고 땀을 흘리거나 심장이 빨리 뛰는 상태로 잠에서 깨게 만든다. 이 같은 반응이 반복되면 만성 스트레스 상태에 놓이게 되고 결국 생존률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오타이쿠 박사는 “주 단위를 넘어 월 단위로 악몽을 자주 꾸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조기 사망 확률이 높았다”면서 “모든 연령과 성별, 인종, 정신건강 상태에 걸쳐 일관된 연관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악몽은 예방과 치료가 가능할까.
오타이쿠 박사는 “다행히 악몽은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공포 영화를 피하고, 좋은 수면위생을 실천하며,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등의 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며 “이러한 생활습관으로 호전되지 않는 경우에는 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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