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맹추격' vs 롯데 '점유율 하락세' …백화점 왕좌 경쟁 치열

2025-08-11

롯데·신세계 점유율 격차 2023년 4.2%p→올 상반기 3.1%p 좁혀져

점포당 매출 효율 신세계 4812억…롯데백화점의 두 배 웃돌아

향후 왕좌 다툼 치열해질 듯...강북·지방 상권서 경쟁 후끈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국내 백화점 시장의 왕좌를 놓고 맞수인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신세계가 최근 3년여간 점유율 정체에 빠진 롯데를 맹추격하면서 올해 상반기 양사 간 격차는 3.1%포인트(p)까지 좁혀졌다.

하반기 점포당 높은 효율을 앞세운 신세계와 외형으로 방어하는 롯데백화점의 자존심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업계 1위인 롯데백화점의 올 상반기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38.5%로 2023년(38.7%) 대비 0.2%p 하락했다. 반면 업계 2위인 신세계백화점은 같은 기간 34.5%에서 35.4%로 0.9%p 상승했다. 이에 따라 2023년 4.2%p였던 양사 간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말 3.3%p에서 올해 상반기 3.1%p까지 축소됐다. 3년 새 계속 격차가 줄면서 3%p 초반대까지 좁혀졌다.

점포 수만 놓고 보면 롯데백화점이 확실히 우위에 있다. 롯데백화점은 전국에 31개 점포를 운영해 신세계(13개)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그러나 점포당 매출 효율로 따지면 상황은 달라진다. 신세계가 롯데를 두 배 이상 앞선다. 실제 올 상반기 신세계백화점의 점포당 평균 매출은 약 4812억원으로, 롯데백화점(2223억 원)의 두 배를 웃돈다. 현대백화점 역시 점포당 평균 매출은 3347억원으로 롯데보다 훨씬 높다. 롯데가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실속은 신세계가 챙긴 셈이다.

신세계가 '적은 점포로 높은 효율'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유경 신세계 회장의 승부수가 있다. 정유경 회장은 다점포 전략을 펴는 롯데와 다르게, 각 지역 1위 점포를 만드는 '랜드마크 전략'을 택했다. 2015년 총괄사장에 오를 당시만 해도 유통업계에서는 "백화점 시대는 끝났다"는 말이 나왔는데,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 전략을 달리한 게 먹힌 것으로 분석된다.

그 결과, 신세계는 지역에서 1위 타이틀을 거머쥔 나오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5개까지 늘어난 상태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은 전국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한 서울 강남점에 이어 부산 센텀시티점(경남, 매출 상위 3위), 대구신세계(경북), 광주신세계(호남), 대전신세계(충청) 등 전국 핵심 권역에서 지역 1위 점포를 차지하며 점유율 확대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고급화 전략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투자가 적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롯데는 전국에 고르게 분포한 31개 점포를 통해 안정적인 고객 기반을 확보했지만, 점포당 매출 효율 측면에서는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에 한참 뒤처지며 점유율 방어에 부담이 되고 있다.

올 하반기 백화점 1위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롯데와 신세계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강북 쇼핑 1번지' 타이틀을 놓고 롯데 소공동 본점과 신세계 본점이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는 서울 남대문과 회현 일대에 있는 서울 본점 본관·신관, 옛 SC제일은행 본점을 연결해 '명동 쇼핑타운'을 구축, VIP 고객 잡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본점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매장을 집적해 최고의 럭셔리 랜드마크로 거듭난다는 포부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중구 본점 본관, 에비뉴엘, 영플라자를 묶어 '명동 타운'을 완성하고 '강북 쇼핑 1번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 영플라자 리뉴얼 공사를 시작으로 에비뉴엘까지 순차적으로 개편해 2027년 말 '롯데 명동 타운'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또 신세계 강남점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잠실점 리뉴얼에도 착수했다. 37년 만의 전면 재단장을 통해 명품은 물론 식음료(F&B)·체험 콘텐츠를 대폭 강화해 수도권 남부권 상권 흡수를 노린다.

지방 상권을 둘러싼 백화점 경쟁도 한창이다. 신세계가 지역 핵심 상권을 장악한 가운데, 롯데백화점은 기존 점포를 차세대 복합쇼핑몰 브랜드 '타임빌라스'로의 전환을 통해 지방 백화점 판도를 뒤흔들겠다는 전략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주목할 것은 롯데의 점유율은 하락세에 있는 반면, 신세계는 상승세에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롯데 본점이 신세계 센텀시티에 3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이러한 흐름은 재확인됐다"며 "지방 점포 경쟁력 약화로 롯데의 다점포 전략이 흔들리는 가운데, 향후 투자 속도와 콘텐츠 차별화가 왕좌 경쟁에서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nr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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