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가 살렸다... 지난해 車 시장, 16년 만에 내수 최저

2025-01-10

내수 최저에도 친환경차 45만대 돌파

하이브리드 대세, 전기차 주춤, 디젤 최저

RV 중심 내수 시장… 하이브리드 SUV도 약진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HEV) 차량이 급성장하며 친환경차 시장을 이끌었다. 반면, 전기차(EV)는 화재 이슈와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판매량이 줄었다. 경유차 판매량도 사상 최소로 떨어지며 친환경차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

경기 둔화와 고금리 등으로 경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 SUV를 주요 선택지로 꼽은 결과로 풀이된다. 전기차 화재에 따른 캐즘도 한몫했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해 내수 판매량이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완성차 5개사(현대차, 기아, 한국GM, KG모빌리티,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국내에서 135만8842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6.4% 감소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의 판매량을 나타냈다. 경기 둔화, 고금리, 전기차(EV) 화재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내수 부진 속에서도 친환경차 카테고리는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친환경차는 총 45만194대로 전년 대비 11.1% 증가했다. 특히 하이브리드(HEV) 차량의 약진이 친환경차 성장을 이끈 주된 요인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판매가 캐즘(성장 둔화 구간)에 접어들면서 일시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모두 친환경차 시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 21.2% 줄어든 9만1385대를 기록했다. 인천 청라 등 전기차 화재 이슈와 충전 인프라 부족, 높은 초기 구매 비용 등으로 소비자 신뢰가 흔들린 결과로 분석된다. 수소전기차 판매도 36.4% 감소하며 2751대에 그쳤다.

반면 하이브리드 차량은 35만6058대로 전년 대비 24.9% 증가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친환경차 전체 판매량의 88%를 차지하며 친환경차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전기차 캐즘 속에 하이브리드 기술의 경제성과 높은 연비가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친환경차 시장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균형 발전을 이루며 앞으로의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충전 인프라 확충과 기술 혁신을 통해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하이브리드 차량의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업계의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료 기준이 아닌 차종별로 보면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모두 RV(레저용 차량)였다. 기아 쏘렌토가 9만4538대로 1위를 차지했고, 기아 카니발(8만2748대), 현대차 싼타페(7만7161대), 기아 스포티지(7만4255대)가 뒤를 이었다. 단일 차종 중 10만대 이상 판매된 모델은 없었다.

RV가 중심이 된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는 두드러졌다. 하이브리드 SUV는 높은 연비와 경제성을 기반으로 소비자들에게 확실한 매력을 어필하며 내수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경유차 판매 감소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 경유차 판매는 전년 대비 53.6% 감소하며 14만3134대로 떨어졌다. 이는 경유차 판매 비율이 전체 시장에서 10% 아래로 내려간 첫 사례로 기록됐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는 친환경차가 경유차를 대체하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전기차 판매가 주춤해지면서 안전성이 검증된 하이브리드로 소비자들이 발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등 글로벌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부터 하이브리드 차량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올해 자동차 시장은 고금리 등으로 인한 경기 침체, 정치적 불안전성 등으로 내수나 수출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하이브리드나 SUV는 올해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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