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파랑새’ 두산 최승용, 곽빈 공백 지우다···2025시즌 등판한 경기에서 팀 전승 만든 변화

2025-04-15

지난 13일 잠실 두산-LG전. 두산 선발 최승용은 6점차 리드 상황에서 승리투수 요건까지 아웃카운트를 하나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4회까지 1실점으로 역투했지만, 7-1로 앞선 5회말 2사까지 잡은 뒤 문보경, 김현수, 이주헌에게 연속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최승용은 그 이닝에서만 볼넷 4개로 흔들리는 상황이었다.

결국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연패 중인 팀 상황을 고려해 투수 교체 카드를 빼들었다.

팀이 승리했지만 최승용에게 마무리하지 못한 아웃카운트 하나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장면이다. 최승용이 5회를 채우지 못한 점은 아쉽다. 그렇지만 이날 최승용이 투구한 상황을 보면, 오히려 박수를 받아 마땅한 투구였다.

이날 경기장은 초봄 변덕스러운 날씨에 비까지 오락가락을 반복하며 체감 온도가 뚝 떨어졌다. 최승용이 마운드에 있는 사이 경기는 비 때문에 세 차례나 중단됐다. 투수들에겐 최악의 환경이었다. 2회말 LG 공격 때는 홍창기의 강습 타구가 최승용의 종아리를 강타해 한동안 일어서지 못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최승용은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현재 두산 4선발인 좌완 최승용은 ‘승리의 파랑새’라 할 만하다. 두산은 최승용이 선발 등판한 4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14일까지 팀의 8승(11패) 가운데 절반을 책임진 셈이다. 최승용의 승수는 1승 뿐이지만 매 경기 투구 내용도 나쁘지 않았다. 유일한 승리로 남아있는 지난달 26일 KT전에서 5.2이닝을 산발 7안타 2실점을 막았고, 지난 2일 키움전, 8일 한화전에서 각각 6이닝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2025시즌 4선발로 개막을 맞은 최승용은 토종 에이스 곽빈의 부상 공백을 훌륭히 메워주고 있다. 최승용은 “시즌 출발은 전체적으로 순조롭다. 슬라이더, 커브를 조금더 완성도 있게 던지려고 하고 있고, 평균 구속도 조금 늘었다”고 설명했다. 최승용은 오프시즌 동안 식이요법과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건강하게 체중을 늘린 효과를 누린다.

체중을 약 5㎏ 정도 불렸다. 손가락 물집(2023시즌), 팔꿈치 피로 골절, 충수염 수술(2024시즌) 등 앞선 두 시즌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변화였다. 여기에 구속도 늘어나며 투구에 자신감이 더해졌다. 최승용의 평균 최고 구속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약 시속 2㎞ 정도(143→145) 빨라졌다. 최승용은 “속구가 조금 빨라지며 확실히 자신감이 커졌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투구수 60~70개 정도에서 구속에 떨어졌는데 올해는 100개를 던져도 괜찮다”며 스스로의 변화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최승용은 8일 한화전에서는 7회 등판도 욕심을 내다 손가락 물집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LG전에서 세 타자 연속으로 볼넷을 내주고 벤치에서 자신을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보이자 ‘이 위기를 막을 기회를 달라’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이전과 달리 선발투수로서 더 독해진 책임감과 승부 근성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최승용은 두산 2021년 입단 후 ‘장원준 후계자’로 지목된 선수다. 꾸준히 선발로 기회를 얻으며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풀타임 선발로는 아직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는 “준비한대로 시즌을 잘 치르고 싶다. 일단 규정이닝을 먼저 채우며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고 싶다. 그러려면 내가 10승 이상을 해야하지 않을까”라고 목표도 조심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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