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외부 결제를 지원하는 앱에 위협적인 경고 메시지를 띄운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부 앱이 유럽 디지털시장법(DMA)에 의거해 인앱 결제 대신 외부 결제 시스템을 채택하면서, 인앱 결제 수수료를 받기 어려워진 애플이 이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테크 팟캐스트 데어링 파이어볼은 14일(현지시각)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앱 결제 대신 외부 결제 방식을 채택한 앱의 상세 페이지에 경고 메시지가 추가됐다고 알렸다.

발단은 전날 엑스(X)에 올라온 한 게시물이다. 작성자는 헝가리의 자동차 정보 앱 ‘인스타카’ 앱스토어 페이지 스크린샷을 공유하며 “(경고 메시지는) 처음 보는 광경이다. 애플이 외부 결제 시스템을 채택한 앱을 처벌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 메시지는 페이지 최상단에 바로 보인다. 앱 로고나 이름보다도 먼저 보이는 자리다. 메시지에는 “이 앱은 앱스토어의 개인화되고 안전한 결제 시스템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이 앱은 외부 결제를 사용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메시지 옆에 빨간색 경고 아이콘까지 떠 있다 보니 사용자는 앱에 문제가 있다고 오해할 여지가 있다.
애플은 도움말 페이지에서 “외부 결제 시 개발자에게 직접 정보를 제공하고 결제해야 한다”며 “결제 정보를 포함한 개인 정보가 개발자 또는 제3자에게 제공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또한 “외부 결제와 관련된 개인정보 보호나 보안에 당사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민감한 정보가 다른 사람에게 공유될 수 있다는 점을 주지하기 위해 경고 메시지를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데어링 파이어볼 운영자 존 그루버는 “주요 온라인 결제 시스템은 대부분 개인화되고 안전하다”며 “(인앱 결제가 개인화되고 안전하다고 강조하는) 애플의 주장은 아무런 장점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다음날 테크크런치를 통해 “해당 경고 메시지는 이번에 추가한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회사는 2024년 3월 DMA를 준수하려는 일환으로 유럽연합(EU) 지역의 앱스토어에 경고 메시지를 도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메시지의 내용과 형태는 지난 8월 애플이 DMA로 인한 변경 사항을 발표했을 때와 사뭇 달라졌다. 발표 당시 메시지에는 “거래는 애플이 아닌 개발자를 통해 진행됩니다”라고 비교적 간결하게 적혀 있었다. 빨간색 경고 아이콘 대신 정보를 나타내는 회색 i 아이콘을 사용했다. 경고보다 안내에 가까운 인상을 준다.
사용자들은 “현재 애플이 적용한 경고 메시지는 지나치게 위협적”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애플은 “차후 메시지 내용을 고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병찬 기자>bqudcks@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