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견뎌 마무리 하길”…美 국적 포기한 ‘이재용 장남’, 해군 학사사관 첫발 뗐다

2025-09-15

15일 오후 1시가 다가오자 경남 창원시 해군 진해기지사령부 제3 정문 입구 앞으로 차량들이 몰려 들었다. 차량 줄은 입구부터 남원로터리까지 약 100m 가량 이어졌다. 사령부 내 해군사관학교에서 139기 해군 학사사관 후보생 입영이 이뤄지는 날이기 때문이다.

평소와 달리 현장에는 입교를 위해 찾은 후보생과 가족들 외에도 취재진, 시민들도 보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이자 복수 국적자였던 이지호 씨가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학사사관 후보생으로 입대하기로 하면서 이날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오후 1시가 조금 지난 시각 검은색 밴 한대가 입구를 통과했다. 이씨가 탄 차량이었다. 다른 차량의 경우 검문과 본인 확인을 위해 입구 검문소에서 창문을 내려 신분 확인을 했지만 이씨는 질서 유지와 현장 안전 등을 이유로 곧바로 통과했다. 대신 줄을 서 대기하는 과정에서 미리 신분 확인 절차를 끝냈다.

139기 후보생들은 총 87명이다. 이들은 이달 23일 정식 입교 전 일주일간 초도 보급품을 지급 받고 신체 검사, 제식 훈련, 장교로서 군 예절 교육 등을 받는다. 해군 학사사관 후보생은 해마다 전후반기 각각 두개 기수가 배출되며 같은 해 입사한 두 기수는 동기로 묶인다.

정식 입교가 이후 이들은 11주간 장교 교육훈련을 받고 12월 1일 해군 소위로 임관할 예정이다. 훈련 기간과 임관 후 의무복무 기간 36개월을 포함한 군생활 기간은 총 39개월이다.

현장에서 만난 137기 해군 학사장교는 “학사사관 후보생 과정은 결코 쉬운 과정은 아니지만 의지만 있으면 다할 수 있다”며 “처음에는 아무래도 다 각자 다른 삶을 살다가 들어와 어수선할 수 있지만 후배들이 잘 견뎌 인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37기 후보생은 약 80명이 들어와 61명이 교육 과정을 마쳤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두개 국적을 갖고 있던 이씨는 장교로 복무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복수 국적자가 장교가 되려면 외국 국적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 병사로 입대하면 복수 국적을 유지할 수 있다.

재계에서는 이씨의 국적 포기를 두고 특권을 버리고 병역 의무 이행에 솔선수범을 보인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통계를 보면 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가진 병역 대상자가 자원 입영한 사례는 2020년부터 2024년 8월까지 5년간 539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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