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택시로 자율주행 기술 주권 지킨다...에스더블유엠, 강남서 자율주행 실증 중

2025-03-26

자율주행 시스템 전문업체 에스더블유엠(SWM)은 지난해 9월부터 서울 강남 일대에서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저녁 11시부터 새벽 5시까지, 테헤란로부터 양재천로까지의 제한된 시간·구간에서 로보택시 3대를 운행한다. 이용 시민들의 만족도가 높아 서울시는 오는 7월부터 서비스 지역과 차량 대수를 확대할 방침이다.

김기혁 에스더블류엠 대표는 자동차 소프트웨어 전문 엔지니어 출신으로 지난 2018년부터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매진했다. 이제는 단순 알고리즘 구현 수준을 넘어 차량 제어용 슈퍼컴퓨터를 개발, 탑재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김 대표는 “시범 서비스는 기술 데모가 아닌, 자율주행 주권을 지키기 위한 기술적 방어선”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로부터 자율주행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에스더블류엠의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는 어떤 배경에서 시작됐나.

△서울시와 함께 '강남 로보택시 시즌1'을 지난해 9월부터 시작했다. 자율주행이 기술 시연에 그치지 않고 시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로 발전해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강남 지역을 선택한 것도 시야 확보가 어렵고 복잡한 교차로가 많아, 기술 난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 정도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면 다른 지역으로의 확장이 수월하리라 봤다.

서비스 초기에는 걱정이 많았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탑승 수요가 많고 만족도도 높다. 서울시가 올해 서비스 시간과 구간을 넓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울시는 하반기에 로보택시 7대(강남 5대, 상암 2대)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AI가 접목된 자율주행 시스템이라고 들었다.

△트랜스포머(Transformer) 기반 자율주행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객체 인지, 동작 예측, 경로 계획 등 주행 전반에 AI 기술이 적용된다. 차량 내 승차감 개선도 AI가 판단한다. 도로 요철이나 탑승 인원에 따라 서스펜션이나 운전 제어를 조절한다.

자율주행차 내 AI 연산은 차량 트렁크에 탑재된 'AP 500' 슈퍼컴퓨터에서 실시간으로 처리한다. 고성능 엣지컴퓨팅 유닛으로, 네트워크 연결에 의존하지 않고 자율주행에 필요한 연산을 온보드(on-board)로 해결한다. 현재 이 수준의 컴퓨팅 파워를 갖춘 국산 솔루션은 없다. 미국과 중국 일부 기업이 유사한 하드웨어 기반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현실이다.

-슈퍼컴이 탑재됐다고 해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것은 아니지 않나.

△물론 그렇다. 차량 자체가 '전자 제어 방식(Drive-by-Wire)'를 지원해야 한다. 스티어링, 브레이크, 엑셀 모두 전자 제어가 가능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2020년 이후 출시된 차량이 이에 해당한다. 현재 자율주행이 가능한 최대 차량 크기는 카니발급까지며 트럭이나 버스는 무게와 제동 한계 때문에 자율주행 구현이 어렵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대한 정부 의지는 어떤가.

△정부 의지가 강하다. 자율주행 로보택시가 운행될 수 있었던 것도 정부 초기 지원 덕분이다. 특히 산업기술진흥원(KIAT)과 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의 지원이 결정적이었다. 지난 2018년 자율주행 개념 자체가 생소하던 시절 이들 기관이 발주한 과제에 선정되면서 기술 개발을 본격화할 수 있었다. 당시 회의적 시각도 많았는데 정부 기관이 '한번 해 봅시다'라고 힘을 실어준 것이 기반이 됐다.

특히 정부는 2027년까지 자율주행 레벨4(L4)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토부, 산업부, 기재부 등 여러 부처가 이 로드맵에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법제도 정비 작업도 병행 중이다.

-에스더블류엠의 비전은.

△에스더블유엠의 목표는 외국 자본이나 기술력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 기술로 완전한 로보택시를 상용화하는 것이다. 테슬라나 웨이모가 수조 원을 들인 기술을 우리는 훨씬 적은 비용, 그리고 효율적으로 구현하고자 한다. 시민들이 매일 타고 다니는 택시에서 AI 기술을 체감하도록 하고 싶다.

기술적으로는 'AP 500'이라는 자체 하드웨어와 이에 탑재되는 AI모델, 센서 퓨전 기술(카메라+LiDAR)을 독자적으로 개발·적용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을 자체 기술로 이뤘으며 장기 관점에서 특허 등 지식재산권 보호에도 적극 대응 중이다.

윤대원 기자 yun197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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