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한 끗 차이’로 무너진 KOGAS, KOGAS를 무너뜨린 ‘통곡의 벽’

2025-04-16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통곡의 벽과 마주했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기자 또한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한국가스공사는 3년 만에 플레이오프로 향했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유슈 은도예(208cm, C)가 형제상으로 한국을 떠나야 했고, 앤드류 니콜슨(206cm, F)도 부상을 당한 것. 이로 인해, 한국가스공사는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다.

한국가스공사의 신입 대체 외국 선수는 만곡 마티앙(209cm, C)으로 결정됐다.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과 한국가스공사 선수들은 “수비와 리바운드가 좋다. 마티앙 본인도 ‘수비와 리바운드를 잘할 수 있다’고 했다”며 마티앙의 궂은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실제로, 마티앙의 수비와 박스 아웃은 인상적이었다. 많은 수비 활동량과 뛰어난 운동 능력으로 페인트 존을 사수했다. 그리고 KT의 강점인 공격 리바운드를 최소화헀다.

마티앙 혼자 뛰고 있음에도, 마티앙의 에너지는 엄청났다. 무엇보다 KT 두 외국 선수(레이션 해먼즈-조던 모건)에게 전혀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마티앙이 돋보였다.

그러나 마티앙은 2차전 중간 발목을 다쳤다. 발목을 다친 마티앙은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니콜슨이 돌아온다고 하나, 한국가스공사는 확실한 퍼리미터 수비수를 잃었다. 니콜슨과 국내 장신 자원들이 마티앙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 Part.1 : 니콜슨+김준일

니콜슨과 김준일(200cm, C)이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됐다. 그러나 두 선수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다. 그래서 한국가스공사는 변형 지역방어로 경기를 시작했다. 그렇지만 하이 포스트를 너무 쉽게 내줬다. 그리고 레이션 해먼즈(200cm, F)와 허훈(180cm, G)에게 연속 실점했다. 경기 시작 55초 만에 0-4로 밀렸다.

두 번 연달아 실점한 한국가스공사는 대인방어로 수비 전술을 바꿨다. 핵심은 허훈(180cm, G)의 2대2를 제어하는 것이었다. 니콜슨이나 김준일 모두 림 쪽으로 한 발 처졌다. KT 장신 자원의 골밑 공격을 막되, 허훈의 슛을 강제했다. 허훈을 공격에 집중하게 한 후, 허훈의 체력을 빼려고 했다.

한국가스공사는 허훈에게 점수를 많이 내줬다. 1쿼터에만 8점을 내줬다. 그러나 니콜슨과 김준일 모두 수비를 잘 해냈다. 특히, 니콜슨은 1쿼터 8분 46초 동안 자기 몫을 다했다. 한국가스공사 또한 19-14로 1쿼터를 마쳤다.

# Part.2 : 대형 사고

앞서 이야기했듯, 한국가스공사는 허훈에게 점수를 많이 줬다. 의도된 전략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훈을 더 강하게 압박했다. 스크리너 수비수인 김준일이 하프 코트부터 허훈을 압박. 허훈을 더욱 귀찮게 했다.

변수가 발생했다. 김준일이 2쿼터 시작 2분 47초 때 발을 붙잡은 것. 한국가스공사가 25-18로 앞섰다고는 하나, 김준일의 통증은 크게 다가왔다. 승부는 어차피 4쿼터에서 갈리고, 김준일은 길게 뛰어야 하는 선수이기 때문.

또, KT가 조던 모건(200cm, C)을 투입했다. 모건은 힘싸움에 능한 정통 빅맨. 그래서 니콜슨이 버티는 수비를 해야 했다. 니콜슨의 힘이 배로 들 수밖에 없었다. 니콜슨이 허리 부상을 턴 지 얼마 안 됐기에, 이 또한 큰 불안 요소였다.

게다가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이 2쿼터 시작 4분 20초 만에 벤치에서 물러나야 했다. SJ 벨란겔(177cm, G)의 파울에 항의를 하다가, 장준혁 심판으로부터 퇴장 조치를 받은 것. 이로 인해, 한국가스공사 선수들의 수비 집중력이 더 중요했다.

니콜슨마저 항의 중 테크니컬 파울을 범했다. 그러나 니콜슨은 오래 쉴 수 없었다. 모건의 힘을 어떻게든 버텨야 했다. 또, 모건으로부터 루즈 볼을 수호해야 했다.

니콜슨과 한국가스공사 선수들이 KT 선수들에게 손을 최대한 뻗었다. 그리고 루즈 볼에 달려들었다. 세컨드 찬스를 어떻게든 내주지 않았다. 그 결과, 한국가스공사는 전반전을 32-29로 앞섰다.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니콜슨과 김준일이 3쿼터 시작하자마자 다시 나왔다. 이들은 수비 범위를 넓혀야 했다. 슈팅 거리 긴 허훈과 레이션 해먼즈 조합을 막아야 했기 때문. 이들의 수비 에너지가 많아야 했고, 이들의 부담을 대체할 전략도 필요했다.

또, 이들의 수비가 허훈에게 점점 파훼됐다. 약간의 틈을 보인 2대2 수비는 허훈에게 찢겨버렸다. 허훈의 엔트리 패스와 킥 아웃 패스에 힘을 쓰지 못했다.

무엇보다 한국가스공사의 공격이 이뤄지지 않았다. 공격 리바운드에 너무 참가하다 보니, 한국가스공사는 속공 최종 수비수를 남겨두지 못했다. 그런 이유로, 한국가스공사의 속공 실점이 많아졌다. 3쿼터 한때 35-42까지 밀렸다.

한국가스공사는 잘못된 공격 이후 빠르게 실점했다. 그래서 더 아쉬웠다. 한국가스공사의 정돈된 수비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훈이 2쿼터 종료 1분 38초 전 벤치로 물러나자, 한국가스공사는 존 프레스로 수비 전략을 바꿨다. 그렇지만 공격 리바운드를 연달아 허용했다. 실점을 하지 않았으나, 추격할 시간을 마련하지 못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역전할 기반을 마련하지 못했다.

# Part.4 : 통곡의 벽

4쿼터. 수비 집중력이 가장 높아야 할 시간이다. 그래서 선수들이 더 필사적이었다. 어정쩡한 파울 또한 하지 않았다. 확실한 파울로 상대의 힘을 확 빼버렸다.

그러나 벨란겔이 파울 트러블에 놓였고, 정성우의 체력이 빠졌다. 우동현(175cm, G)이 허훈을 따라다녔다. 활동량과 스피드를 최대한 보여줬다.

그렇지만 우동현은 허훈의 다양한 변주를 막지 못했다. 특히, 드리블 스탑 후 슈팅을 막지 못했다. 우동현의 동작이 반 타이밍씩 늦었고, 우동현은 허훈에게 실점할 수밖에 없었다. 허훈을 막지 못한 한국가스공사는 경기 종료 5분 전에도 48-53으로 밀렸다.

한국가스공사는 허훈과 KT 스크리너의 2대2를 바꿔막기했다. 정성우의 체력 부담을 줄이되, KT의 공격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그러자 허훈과 하윤기가 하프 코트 주변에서 2대2를 했고, 니콜슨과 정성우는 하프 코트부터 두 선수를 제어해야 했다.

니콜슨의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허훈 수비수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한국가스공사는 빈틈을 살짝 노출했다. 경기 종료 41.8초 전 허훈에게 결정적인 미드-레인지 점퍼(57-60)를 맞았다. 마지막까지 추격을 시도했으나, 3점 차를 넘어서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면, ‘허훈’이라는 ‘통곡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 Part.5 : Feedback

퇴장당했던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이 경기 종료 후 인터뷰실로 들어왔다. 평소 침착한 그이지만, 패배 후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선수들은 끝까지 열심히 해줬다. 그래서 내가 더 미안하다. 또, 나 스스로 아직 경기 내용을 완전히 정리하지 못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기자들은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에게 더 이상의 질문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기자는 허훈에게 한국가스공사의 수비력을 물어봤다. 허훈은 “상대 수비가 페인트 존 중심으로 좁힌다. 특히, (문)성곤이형과 (문)정현이가 뛸 때, 상대가 페인트 존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미드-레인지 점퍼를 자주 하려고 했다. 그게 잘 먹혔다”며 한국가스공사의 수비 전략과 자신의 공격 전략을 동시에 말했다.

그리고 “우리가 투 가드를 구성할 때, 볼이 확실히 잘 돈다. 다만, 리바운드 싸움에서 밀린다. 그래서 문-문 듀오(문성곤-문정현)의 출전 시간과 가드진의 출전 시간이 잘 안배돼야 할 것 같다. 나도 조율을 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니콜슨이 (하)윤기를 막았다. 니콜슨의 발이 아무래도 느리다. 니콜슨이 (정)성우형과 바꿔막기를 해도, 나는 니콜슨의 느린 발을 공략하려고 했다. 그게 잘 먹힌 것 같다”며 후반부 공격 전략을 이야기했다. 이는 한국가스공사의 수비 아킬레스건과 일맥상통했다. 마티앙 없는 한국가스공사의 약점과도 다르지 않았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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