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8만→9만 달러…롤러코스터 암호화폐 지금 사도 될까
이더리움은 ‘대장 알트코인’으로 통한다. 시가총액은 약 3000억 달러(약 439조원)로 비트코인에 이어 2위다. 암호화폐 시장은 ‘비트코인 주도장’과 ‘알트코인 주도장’으로 나뉘어 왔다. 비트코인이 상승할 때 이더리움을 필두로 한 알트코인은 상대적으로 부진했고, 반대로 이더리움·알트코인이 강세일 때는 비트코인의 상승 폭이 줄어드는 흐름이 나타나곤 했다.
문제는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이 전반적으로 올랐는데도, 이더리움만 떨어지는 기현상이 발생해 왔다는 것이다.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비트코인이 36.1%, 솔라나와 리플이 각각 56.5%와 331.6% 오를 때 이더리움은 오히려 32.3% 떨어졌다.

부진의 원인은 뭘까. 흔히 지적되는 것은 소각량 감소다.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2021년 사용자가 지불한 거래 수수료(이더리움으로 지불)를 자동으로 소각하도록 수수료 체계를 개편했다. 네트워크 사용량이 증가할수록 이더리움 공급량이 줄어들고, 가격이 상승하는 구조다. 하지만 이더리움 메인 네트워크 거래량이 늘지 않고 줄면서, 소각량도 감소했다. 전반적인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활용도도 줄었다. 일례로 과거 도지(DOGE), 시바이누(SHIB), 페페(PEPE) 등 유명한 밈 코인들은 대부분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었지만, ‘트럼프’나 ‘멜라니아’ 등 최신 밈 코인들은 거래 속도가 빠르고 수수료가 저렴한 솔라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다. 씨티그룹은 “지난 1년간 솔라나 등에서 사용자가 급증하며, 이더리움의 경쟁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거품 빠진다’ 단기 조정론자…“7만5000달러까지 조정 여지”
이런 현상을 지적하면서도 전문가들은 이더리움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고 진단한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더리움은 업그레이드를 통해 생태계 전반의 확장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결국 탈중앙화 금융(DeFi)이나 스테이블코인, 금융기관의 블록체인 활용 등 주요 분야에서 점유율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이더리움 부진이 해소되려면 2017년 코인 공개 열풍이나 탈중앙화 금융과 같이 생태계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 새로운 테마 또는 이더리움 베이스의 ‘킬러 앱’이 등장해야 한다”고 했다.

이더리움의 부진이 부각된 건, ‘대장 코인’과의 차이가 두드러진 영향도 있다. 실제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지난해 미국에서 나란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됐지만, 상장 이후 지난달 6일까지 비트코인 ETF엔 406억 달러가 순유입된 반면 이더리움 ETF엔 32억 달러가 들어오는 데 그쳤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의 시가총액 점유율은 2025년 1월 61%까지 상승했고, 금 시가총액(19조3660억 달러)의 10%에 육박하게 됐다. 홍성욱 연구원은 “금 수요의 약 40%가 중앙은행과 골드바, ETF 등 자산에 투자하려는 수요라는 걸 감안하면 금 대비 비트코인 비중이 추가로 높아질 여지도 있다”고 했다.
비트코인을 보유하려는 중앙은행이나 기관투자자가 늘고, ETF 자금 유입도 늘면서 비트코인 변동성이 앞으로는 더 줄어들 거란 전망도 나온다.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2004년 금 ETF 출시 이후 금 가격이 4.3배 상승한 것과 유사한 흐름이 예상된다”며 “ETF 시장이 안정돼 비트코인 변동성이 줄어들수록 투자자 포트폴리오 내 비트코인의 최적 비중이 증가하며, 가격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비트코인은 전통 금융 시스템이 직면한 문제들에 대한 헤지(위험 회피) 역할을 한다”며 2028년 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50만 달러(약 7억원)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팔은 위험’ 장기 보유론자…“2028년까지 50만 달러 간다”
다만 단기적으론 조정론에도 힘이 실린다. 씨티그룹은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몇 달 동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선물 롱(매수) 포지션을 줄이고 있다”고 했다. BCA리서치 역시 “현시점에서는 차익 실현을 시작하고 추가 매수를 보류하는 것이 신중한 선택”이라며 “향후 가격이 7만5000달러 수준까지 하락하면, 보다 적극적으로 매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BCA리서치는 “현재 90% 이상의 비트코인 공급량이 수익 구간에 있으며, 이는 역사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의 정점과 일치한다”며 “최근 시가총액 대비 거래량 비중이 급증한 것은, 현재의 가격 상승이 실질적인 성장보다는 투기적 투자자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걸 뜻한다”고 했다. 이익 본 투자자가 많아 차익 실현 욕구가 높은 상태고, 단기간에 사고팔며 차익을 노리는 투기적 움직임이 높아졌으니 ‘거품’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고점론이 과도한 해석이라거나, 단기 조정이 이미 끝나간다는 반박도 있다. 비트코인 상대강도지수(RSI·자산 가격이 일정 기간 동안 얼마나 빠르게 움직였는지 나타내는 지표, 30 이하면 과매도 상태에 있다고 해석)는 2월 초 기준 39.78로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민승 센터장은 “비트코인의 ‘우주 경쟁’이 가시화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디지털 자산 패권 확보를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고,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브릭스(BRICS) 국가들은 탈달러화의 일환으로 비트코인을 활용할 계획을 검토 중”이라며 “단기적으로는 트럼프의 관세전쟁 등 달러 가치를 움직이는 뉴스에 따라 비트코인 투자심리가 움직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와 대형 금융기관의 비트코인 채택이 증가하며 비트코인 가격은 오를 것으로 본다”고 했다.
크립토 킬러 앱 등장한다면…‘알트코인 불장’ 트리거 될 듯
이더리움을 제외한 알트코인은 어떨까. 김민승 센터장은 “비트코인 상승 사이클이 아직 끝나지 않은 데다, 비트코인 가격을 견인한 것이 가상자산 시장에 들어온 자금이 아닌 미국 증시에서 ETF를 통해 들어온 자금이었기에 비트코인 이탈 자금이 다른 코인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고, 증시로 돌아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더리움 상승이 일어날 때, 그리고 비트코인 상승 사이클이 끝나갈 때가 기회가 될 수 있다. 미국에서 규제 완화 환경에 힘입어 ‘크립토 킬러 앱’이 등장한다면 ‘알트코인 불장’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홍성욱 연구원은 “솔라나, 도지 등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도 주목도가 높은 종목들이어서 ETF가 출시되면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며 “현재는 암호화폐 단일 자산 ETF밖에 없지만, 종목이 더 생기면 지수 ETF 등 상품이 다양해지고, 다양한 알트코인들이 ETF 수급의 혜택을 볼 수 있다”고 했다.
당신의 돈에 관한 모든 이야기, 투자 인사이트를 드립니다. 돈 되는 '머니 정보' 더중플에서 더 많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