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中대사 “대만·인권 등 4대 레드라인 넘지마라” 美에 경고

2025-11-04

미국 주재 중국대사가 미국과 중국 간의 구조적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만, 민주주의 및 인권, 노선 및 제도, 발전 권리를 중국의 '4대 레드라인'으로 강조하며 미국 측에 이 선을 넘지 말 것을 강력히 경고했다.

주미 중국대사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셰펑(謝鋒) 주미 중국대사는 3일(현지시간) 미중 무역전국위원회(USCBC) 주최 행사에서 미 재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셰 대사는 “미국이 사건을 일으키거나 경계를 넘지 말기를 바란다”고 촉구하며, “서로의 핵심 이익과 주요 관심사를 존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셰 대사는 미중 간의 첨예한 경제 및 기술 갈등에 대해 “관세전쟁·무역전쟁·산업전쟁·과학기술전쟁 등은 모두 막다른 골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화는 대립보다 낫고, 협력은 '제로섬 게임'보다 나으며, 안정은 혼란보다 낫다”며 미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를 역설했다.

그는 양국 간 단절은 불가능하며, 상대를 변화시키려는 시도는 비현실적이라고 밝히면서, “미중 간 공동 이익은 차이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셰 대사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부산에서 무역전쟁 '확전 자제'에 합의한 정상회담에 대해 “중요한 시기에 미중 관계의 항행 방향을 다시 한번 바로잡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미중 정상회담 및 쿠알라룸푸르 무역 협상에서 도출된 합의를 이행하고 구체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말과 행동이 다르거나 또다른 문제를 일으키는 행위, 제로섬 게임식의 꼼수, 남에게 손해를 끼치며 자신만 이익을 얻으려는 나쁜 생각 등을 해서는 안 된다”고 미국을 향해 촉구했다.

양 정상은 회담에서 중국에 부과했던 관세 일부를 줄이고 양측이 지난 9월 이후 내놨던 수출통제 조치를 거둬들이는 등 쿠알라룸푸르 협상 당시 합의를 확인하는 선에서 악수가 이뤄졌다. 다만 중국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대만 문제나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AI) 칩 '블랙웰'의 중국 공급 등은 의제로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셰 대사는 미중 관계 발전을 위한 미국 재계의 역할도 당부했다. 그는 미국 재계를 미중 관계라는 “거대한 배의 승객일 뿐만 아니라 선원”이라 칭하며, “기회를 선점하는 '일찍 일어나는 새'가 되어 미중 정상회담에 따른 중대 호재를 포착하고 중국의 고품질(高質量) 발전이라는 동풍에 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서로를 동반자로 보면 있는 문제도 해결책을 찾을 수 있지만 적수로 보면 없던 문제도 만들 수 있다”고 밝히며, 미중 관계 안정을 위한 희망과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중국공산당이 최근 논의한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이 미중 협력에 큰 기회임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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