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자국에 구축하려는 고속철도 시스템에 일본 신칸센 최신 기술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본을 방문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신칸센 도입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복수의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일본은 현재 JR 동일본이 개발 중인 차세대 신칸센 차량인 'E10'을 인도 측에 제안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인도는 1.1조 루피(약 17조 3580억 원)에 이르는 사업비의 약 80%를 일본의 엔화 차관으로 충당하는데, 이자율도 연 0.1%에 불과하고 상환 기간은 50년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얻어냈다.
인도는 최대 도시인 뭄바이와 아마다바드를 잇는 총연장 508km의 고속철도 프로젝트인 MAHSR(Mumbai-Ahmedabad High-Speed Rail)을 추진 중이다. 현재는 가장 빠른 기차로도 5시간 30분이 걸리지만, E10 신칸센 열차가 도입될 경우, 2시간 10분 안에 주파가 가능하다고 한다.
원래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었지만, 공사 계획 변경과 비용 급등으로 공사 기간이 늦어지면서 2030년대 초반을 목표로 변경했다. 일본도 2030년에 현행 E5 신칸센 열차의 후속인 E10을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니 아예 일본과 동시에 인도에도 최신형 신칸센 열차를 선보이는 것을 양국이 목표로 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일본은 인도와의 관계를 경제 안보 차원에서 중요 전략으로 상정하고 있다. 인도의 GDP(국내총생산)는 약 4조 1900억 달러로 올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4위가 될 예정이다. 과거에는 인도를 개발도상국으로 보고 있었다면 인도는 이제 경제 규모 면에서나 기술 면에서나 함께 혁신을 추진해나가야 할 중요한 파트너라는 것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으로선 경제안보를 위한 반도체 공급망 탈중국 다각화 측면에서 인도와 이해관계를 함께 한다. 인도는 반도체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은 공급망을 넓힌다는 차원에서 인도를 빼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도쿄일렉트론은 인도의 타타일렉트로닉스사와 지난해 파트너십을 체결해 반도체 제조 공장 건설을 지원하고 있다.
이시바와모디, 양국 총리는 30일 함께 신칸센에 올라 미야기현에 있는 도쿄일렉트론을 방문, 시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