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CT "하루 걸러 바뀌는 대출 시장... AI 신용평가 설루션 '에어팩'이 해결" [핀테크톡]

2025-01-02

인니 최대 CB '페핀도'와 최초 협약 체결

"환경 매우 다르지만... 구축 속도가 강점"

처음엔 콘텐츠로 접근... '리스크 관리' 초점

이젠 인프라 구축 요청도... 업계 시야 확대

오는 20일엔 'AI 신용평가 아카데미' 시작도

향후 목표... "리스크 관리 기술 발전 가속화"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PFCT)의 인공지능(AI) 리스크 관리 설루션 ‘에어팩’이 최근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여러 금융사의 동남아시아 법인에 이어 최근 인도네시아 최대 신용평가회사(CB) 페핀도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면서다. 페핀도는 인니에서 가장 많은 신용 관련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PFCT는 이에 기반해 페핀도와 함께 현지 특화 신용평가모델 등의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에어팩은 총 4가지의 서비스로 구성된다. 각각 AI 신용리스크 설루션 3종 소프트웨어, 설루션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리스크 전략 컨설팅, 설루션 도입을 위한 제반 IT 시스템 지원 등이다. 핵심은 ‘리스크 관리’다. 금융사에선 이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과제인 만큼, 국내에서도 관련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PFCT는 지금 막 커지고 있는 이 시장에서 단연 가장 떠오르고 있는 기업이다.

다음은 이재균 PFCT 최고사업책임자(CBO)와의 일문일답.

-페핀도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페핀도가 현지 최대 CB인 데 따라 업계 주목도 또한 높았을 것 같은데.

처음엔 인도네시아에 법인이 있는 국내 금융사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해당 국가에 진출했다. 이후 현지 CB와 사내독립기업(CIC) 등 범위를 넓혀 더 많은 기업과도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다. 이렇게 한 데에는 일종의 공부로서의 목적도 컸다.

그런데 실제로 KB금융그룹의 인도네시아 법인 KB뱅크, OK금융그룹의 인도네시아 법인 OK뱅크 등과 잇달아 협약을 체결하게 됐다. 그러면서 페핀도에서도 이 소식을 접하고 먼저 PFCT에 연락을 준 거다.

-페핀도와의 협약 이후 시장에서 반응은 어땠나.

국내 대형 금융사도 어려운 일을 PFCT가 해냈다는 데 대해 놀랍다는 반응이 컸다. 특히 동남아시아 금융업계는 관치여서 기업 간 직접적인 제휴 등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를 PFCT가 성공시키면서 그런 반응이 나왔다.

현재 페핀도와는 'AI 신용평가점수' 체계 정립과 더불어 이를 토대로 하는 'AI 신용평가모델' 개발을 준비 중이다. 향후 결과물만 계획대로 잘 나온다면 대박일 것 같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인도네시아는 국내와 신용평가 관련 데이터를 취급하는 방식이 다르다고도 하던데.

맞다. 이 때문에 현지에 진출한 국내 다수의 금융사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신용평가사에서 데이터를 분석하기 편하게 가공해서 전달할 뿐만 아니라, 데이터 판매 비용도 저렴한 편이다. 반면 인도네시아나 베트남의 경우는 체감상으로만 한국 대비 10배일 만큼 이 값이 비싸고, 정리나 가공이 안 된 데이터를 그대로 판매한다. 또 데이터를 구매한다고 해도 한국처럼 충분한 양의 데이터를 받기도 어렵다.

이런 이유로 진입 장벽이 높아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게 통설이다. 페핀도와의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수되면, 이 어려움은 해소가 될 거다. 그러면서 앞으로 동남아시아에 진출하려는 금융사들에 PFCT가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러 금융기관 가운데서도 이 영역에서 PFCT가 처음으로 다리를 놓게 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에어팩 출시는 단기간 내 이뤄진 바 있다. 처음 에어팩을 상품화한 계기 역시 국내 한 지역 은행의 제안 때문이었다. 그게 2022년 가을쯤이었는데, 이듬해 3월 바로 영업을 시작했다. 그러니까 실제 준비한 기간은 6개월 남짓이었던 거다.

이런 강점 덕분에 인도네시아에 진출해서도 현지 데이터를 파악해 이를 분석하고, 시스템까지 갖춰서 론칭하는 데 5개월이 채 안 되는 시간이 걸렸다. 이는 어마어마하게 빠른 속도다.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데에는 PFCT 내 전문 인력들의 공이 컸다. 분석부터 개발, 설계까지 그 자리에서 바로 가능한 엔지니어 조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이들은 IT 기술에 대한 이해도 역시 굉장히 높다. 이걸 PFCT의 본질적 경쟁력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인도네시아 이전에 국내에서의 성과가 바탕이 됐던 셈인데. 한국에선 에어팩 서비스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

저축은행, 캐피탈 등 2금융권에서 그간 에어팩 서비스 도입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PFCT에서 먼저 사용하고 있는 걸 본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관심을 갖더라. 그래서 처음엔 리스크를 줄이는 정도의 콘텐츠적인 측면에서 제휴가 이뤄졌다.

예를 들면 한 금융사에서 신용대출 상품을 총 100억원 규모로 취급하려고 하는데, 예상되는 연체율이 3%라고 하자. 이 경우 대출 취급액을 늘리면 연체율도 함께 상승한다. 따라서 리스크를 줄이고 싶다면 취급 규모를 줄여야 하는데, 그러려면 매출도 일정 부분 포기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이때 신용평가를 하는 기준이나 모델을 좀 더 발전시키면 같은 연체율을 유지하면서도 대출 규모는 늘릴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엔 에어팩의 단순 도입을 넘어 아예 금융사 자체적인 인프라 구축을 요청하는 곳도 늘었다고.

국내에서는 업무용 전산망과 외부 인터넷을 분리해 운영해야 하는 망 분리 규제도 있지 않나. 과거엔 이런 여러 규제 때문에 사실상 오픈소스 라이브러리 등을 활용해 AI 기술 같은 것들을 도입하려면 절차부터 매우 복잡해 어려웠다. 실제 확인 결과 우리나라에서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하는 분석 시스템을 갖춘 곳도 카카오뱅크, 토스 그리고 PFCT 정도였다.

다만 AI나 머신러닝(기계학습) 같은 최신 기술은 쏟아지는 데이터의 빠른 처리를 위해서도 아주 중요한 장치다. PFCT는 금융사들에 맞춤형으로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데, 이때 규제 내에서 오픈소스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이를 설계했다. 그러면서 최근 금융권에서도 이렇게 AI 등 기술을 내재화하는 영역으로 관심사가 넓어진 거다.

만약 처음부터 인프라 구축을 금융사에 제안했다면 어려웠을 것 같다. 그런데 콘텐츠부터 보여주고 그다음으로 시스템을 이야기하니 그들도 시야가 확장됐다. 금융권에서 이렇게 시스템 구축이 가능한 곳도 PFCT가 유일하다. 더불어 올해는 금융사 3곳과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20일에는 PFCT가 자체적으로 여는 ‘AI 신용평가 아카데미’도 시작한다고 들었다.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 업무라는 것이 쉽게 배우기 어려운 영역이다. 이 업무를 명확하게 이해하려면 신용평가사나 금융사의 리스크 관리 부서로 입사하는 수밖에는 없다. 다만 배우는 방식 역시 도제식인 데다, 매뉴얼도 없는 것으로 안다.

이렇게 기회가 한정적인 이유는 업무의 핵심인 금융 데이터를 보안상의 이유로 접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굉장히 폐쇄적인 업계라 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PFCT 내부적으로 게임 형태의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참가자들은 팀을 이뤄 5일간 가상의 시장에 대한 신용평가모델을 만들고, 최종적으로는 제일 좋은 조건으로 대출을 내주는 모델이 승리하는 식이다.

잘 된다면 향후 채용으로도 이어질 수 있고, 업계에서 여러모로 좋은 역할을 할 수 있겠다 싶어 진행하게 됐다.

-향후 PFCT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사실 개인적으로도 지금 속해 있는 산업의 이 리스크 관리 영역을 정말 좋아한다. 다만 다른 어떤 업권보다도 금융권의 기술 발전 속도는 더딘 편이다. 대출비교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면서 대출 시장은 경쟁적으로 바뀐 지 오래지만, 금융사들은 아직도 1970년대 통계 방법론에 기초한 신용평가모델을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만히만 있다가는 하루 단위로도 실적이 반토막이 날 수 있다. 급작스럽게 바뀌는 시장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방법은 AI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다. 에어팩 또한 이런 의미를 담아 ‘AI Risk Solution Package’의 주요 단어 앞 글자를 따 이름을 지었다. PFCT의 핵심 서비스인 에어팩을 바탕으로 금융권 리스크 관리 기술의 발전 속도를 높이고자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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