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100~120만원 받고
가짜 내용 난민신청서 작성
4년간 1억 8000만원 챙겨
우리나라에 불법 취업하기 위해 입국한 파키스탄인 171명에게 돈을 받고 허위 난민신청서를 작성해 준 50대 브로커가 출입국당국에 붙잡혔다.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은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파키스타인 귀화자 A씨(56)를 구속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2월부터 지난 13일까지 불법 취업을 위해 한국에 입국한 파키스탄인 171명에게 가짜 난민신청서를 작성해 주고 1억 8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관광과 비즈니스 목적 등으로 위장해 입국한 파키스탄인들에게 1명당 100~120만원을 받고 ‘신청인은 야당 지지자로 정부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석해 정부군과 경찰로부터 쫓기고 있다, 정부군과 경찰이 나를 죽이려고 한다’ 등의 가짜 내용으로 난민신청서를 작성해 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A씨는 허위 난민신청서를 써 준 파키스탄인들의 불법 취업 사실이 적발되지 않도록 실제 체류지가 아닌 출입국·외국인청 인근 고시원을 돌며 허위 체류지 서류를 발급받아 국내 체류지로 신고하게 하고, 난민 면접 때는 가짜 난민 사유를 외워서 진술하게 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허위 난민 신청서를 작성해 준 파키스탄인 171명 중 1명만 적발돼 강제퇴거 됐다. 나머지 170명은 난민 신청자 지위로 현재 한국에 머물고 있다. 이들은 난민신청과 함께 이의신청, 법원 행정소송 등을 제기하면 최대 3년간 체류할 수 있다.
A씨를 통해 허의 난민신청서를 제출한 파키스탄인 중 아직까지 법원에서 난민으로 인정받은 사례는 없다고 출입국당국은 설명했다.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는 “허위 난민 신청자가 붙잡히면 조사를 통해 강제 퇴거시킬 예정”이라며 “난민심사 제도를 악용하는 허위난민 신청자와 알선 브로커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