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첼시 여자축구팀 공격수 샘 커(31·호주)와 웨스트햄 미드필더 크리스티 뮤이스(33·미국)가 임신 소식을 공개한 뒤 소셜 미디어에서 동성애 혐오적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
20일 BBC에 따르면 이들이 내년 아이를 출산한다는 소식을 최근 전한 뒤 온라인 공간에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첼시 소니아 봄파스토르 감독은 “2024년에도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첼시와 잉글랜드 수비수 밀리 브라이트는 커와 뮤이스의 행복을 기원하며 “소셜 미디어가 사랑과 기쁨을 나누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난 글을 올린 사람들에 대해 “사람들이 이렇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며 “나도 엄마다. 여성이 엄마가 될 기회를 얻는 것은 삶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 소식”이라고 덧붙였다.
첼시 구단도 성명서를 내고 “용납할 수 없고 혐오스러운 동성애 혐오적 댓글”이라며 “사회에서 어떤 형태의 차별도 있을 수 없으며, 우리는 선수, 스태프 또는 팬들에게 향하는 모든 학대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단은 “우리는 모든 문화, 커뮤니티, 정체성을 축하하고 환영하는 다양하고 포괄적인 클럽”이라고 설명했다.
첼시 프라이드와 같은 LGBTQ+ 지지 단체 역시 이러한 혐오 발언에 실망을 표하며 사랑과 단결의 가치를 강조했다. BBC 라디오에 출연한 전 아스널, 맨체스터 시티, 스코틀랜드 수비수 젠 비티는 “여성 축구는 얼마나 진보적이고, 남성 축구 쪽이 그렇지 않은 지를 알지만 이런 상황이 여전히 슬프다”며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그러한 혐오 발언을 선수들에게 퍼부을 수 있도록 방치하는 것은 정말로 답답하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에 대해 질문을 받은 잉글랜드 여자대표팀 사리나 비에흐만 감독은 “매우 실망스럽다”며 “그들이 정말 행복해 보이고, 모든 일이 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 메타(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소유 기업)는 “우리는 괴롭힘과 학대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문제를 계속 다루기 위해 새로운 자원과 도구를 만들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정책을 수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