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이 2016년 그룹 내 모든 시스템 통합(SI) 사업을 중단하고 ‘SaaS 및 수수료 기반 비즈니스’에 전념하겠다고 선언한 지 9년 만에 SI 사업 재개를 선언했다.
웹케시는 인공지능(AI) 프로젝트에 대해 SI 사업을 진행하며,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 70% 이상 은행에 서비스를 제공했던 e금융 SI부터 AI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웹케시는 과거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KB국민은행을 포함한 주요 시중은행은 물론, 전북은행, BNK부산은행, MG새마을금고 등 지방은행 및 제2금융권까지 포함한 약 70%의 국내 금융기관에 e금융 SI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웹케시 측은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AI 에이전트 SI 사업이 기존 인터넷뱅킹이나 스마트뱅킹과 비교해 고객 입장에서 훨씬 쉽고 간편하다고 설명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설계에 대한 고민 없이 음성이나 텍스트만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마치 챗GPT처럼 자연어 기반 대화만으로 금융 거래가 가능해진다.
웹케시에 따르면, 기존 인터넷뱅킹 시스템 구축에는 수백 명의 인력이 최소 1년에서 최대 2년 이상 투입돼야 했지만, AI 에이전트 뱅킹은 AI 플랫폼 전문가와 거대언어모델(LLM) 학습 전문가 등 20명 내외의 소규모 팀으로도 6개월 이내 구축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비용도 기존 인터넷뱅킹 대비 10~20% 수준으로 절감된다.
석창규 회장은 “금융 서비스는 늘 ‘채널 혁신’을 통해 진화해 왔다”며 “창구에서 인터넷뱅킹으로, 다시 UX 중심의 스마트뱅킹으로 전환됐듯이 이제는 AI 기반 대화형 금융 서비스로 접점이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 회장은 이어 “향후 2~3년 내 AI 에이전트 뱅킹 거래량이 은행 창구,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 등 기존 모든 채널을 합한 것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웹케시의 AI 에이전트 뱅킹은 기존 인터넷뱅킹 시스템을 변경하거나 수정하지 않고도 적용할 수 있다.
웹케시의 전용 AI 에이전트 플랫폼에 기존 금융 거래 데이터를 학습시킨 뒤 각 은행의 고유한 특수성을 추가 학습하면 바로 서비스 적용이 가능하다. 또 금융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비한 부분은 자동으로 기록, 저장되며 이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고도화가 이뤄진다.
웹케시는 챗GPT가 등장하기 3년 전부터 AI 금융 분야에 대한 연구와 실험을 지속해왔으며, 다양한 시행착오로 기술적 가능성을 축적해왔다. 최근에는 자사 주요 솔루션에 AI 기술을 접목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AI 금융의 미래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석 회장은 201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귀국하던 중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금융 공공 SI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석 회장은 당시 “금융 공공 SI 사업이 혁신이 아닌 수주 중심으로 변질됐으며, 임직원의 미래를 위해 SI 사업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당시 웹케시는 연간 수백억 원의 매출을 올리던 e금융 SI 사업을 중단하고 이후 수수료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해 2019년 웹케시, 2021년 쿠콘을 잇따라 상장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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