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대통령 선거 이후 새 정부의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정책 추진을 두고 교육계와 에듀테크 기업 등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AI 디지털교과서 지위를 비롯한 에듀테크 정책이 판이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경우, AI 디지털교과서 정책을 '잘못된 정책'으로 규정하고 정책의 전면적 개편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 후보는 “AI 디지털교과서를 교육자료로 규정하고 학교 자율선택권을 보장하겠다”고 입장은 밝힌 상태다.
또한 다양한 온라인 학습 콘텐츠(코스웨어)를 활용할 수 있는 공공 플랫폼 구축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대표는 AI 디지털교과서 정책을 그대로 이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김 후보는 '2025 국민의힘 정책 공약집'을 통해 AI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한 맞춤 교육을 통해 전반적 학력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이용한 에듀테크 교육을 실시하고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역시 AI 디지털교과서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청년들의 디지털 교육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공약했다.
현재 AI 디지털교과서 정책은 조기 대선 실시로 인해 동력을 상실한 상태다. 교과서 지위는 유지했지만 채택 여부는 학교의 자율 선택으로 맡겨졌다. 실제로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전환 관련 연수 등에 일선 학교들의 관심이 예전 같지 않은 것도 지금의 상황을 보여준다.
교사 연수를 맡은 교육기업 관계자는 “AI 디지털교과서를 비롯해 디지털 전환 교육에 관한 관심이 예전 같지 않다”며 “교사들 사이에서 대선 이후 교육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일단은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AI 디지털교과서 정책에 대한 불안감은 AI 디지털교과서 선정 기업 또한 비껴가지 못했다. 천재교육, 비상교육 등 AI 디지털교과서에 선정된 기업들도 올 초 인력 감축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AI 디지털교과서 정책이 연속성을 갖고 진행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나온 자구책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에듀테크 기업도 늘고 있다. 국내 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서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다. 한 에듀테크 기업 대표는 “앞으로 AI 디지털교과서 시장이 어떻게 될지 알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에 집중해 사업을 진행해 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AI 디지털교과서에 참여한 기업 대표는 “AI 디지털교과서 정책의 향방이 결정되는 기로에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대선 결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