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운동 신경이 좋았다. 놀라운 줄넘기 실력이 체육 교사 눈을 사로잡았고 그는 육상 선수 길로 들어섰다. 지난 5월 중학교 2년생으로 놀라운 기록을 내며 여자중학교 허들 신기록을 세웠다. 국내 육상계에서는 “이제 중학교 2년생인데다, 기록 자체가 너무 좋다”며 “여자 허들 간판 정혜림을 뛰어넘을 재목”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김서현(대구 월배중학교)은 지난 5월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육상 100m 허들에서 한국 여자중학교 신기록을 세웠다. 기록은 13초67이다. 2001년 김수빈(당시 경명여자중)이 수립한 기존기록(13초93)을 23년 만에 갈아치운 신기록이다.
김서현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육상 선수의 길에 들어섰다. 어머니 최은영씨는 “언니들과 줄넘기하는 장면을 본 체육교사가 운동에 재능이 있어 선수를 해도 좋겠다고 말했다”며 “서현이가 탁구, 태권도, 줄넘기, 배드민턴 등 운동을 좋아했고 잘했기 때문에 본인의 뜻에 따라 운동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서현은 키가 171㎝로 크고 다리가 길다. 전형적인 스프린터 체형이다. 김서현은 100m, 200m도 함께 훈련한다. 신성운 월배중 코치는 “스타트는 보완이 필요하지만 가속력이 좋아 200m를 더 잘 뛴다”며 “운동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 허들 선수로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신 코치는 “내년에나 중학교 신기록에 도전할 수 있으리라 예상했는데 올해 신기록을 세우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이대로 잘 성장한다면 정혜림을 넘을 수 있는 큰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혜림은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100m 허들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 여자 허들 최강자다. 신 코치는 대학교까지 허들 선수로 활약했고 국가대표 상비군까지 경험했다. 신 코치는 정혜림과 절친이다. 신 코치는 “혜림이에게는 미안하지만 지금 서현이 기량이 같은 나이 때 혜림이보다 좋다”고 평가했다. 신 코치는 “지금 24초89인 200m 기록을 단축하고 허들을 넘는 자세를 조금 더 교정한다면 허들 기록을 계속 깨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서현은 내년 5월 김해에서 열리는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여자중학생 허들 기록을 깨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김서현은 “동계 훈련을 잘하면 내년에 신기록을 다시 세울 수 있다고 자신한다”며 “국제대회에서도 메달을 딸 수 있는 허들 선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