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전소자 교통알림 시스템…생활안전 틈새시장 공략”

2024-10-04

■박영준 ㈜이투스 대표 인터뷰

압전에너지하베스팅 기술 활용

ESII 안전 알리미 시스템 소개

차량 우회전 진입 시 알림

간단한 설치·모니터링 관리

[정보통신신문=성원영기자]

통신·신호 체계 기술이 발달했음에도 여전히 도로 위에는 수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골목길 모퉁이에서 갑자기 맞닥뜨린 자동차, 보도와 차도가 불분명한 이면도로, 도로교통법이 개정된 지 2년이 지났음에도 잘 지켜지지 않는 우회전 시 일시 정지 등 생활 속 다양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투스(대표 박영준)는 압전소자 및 압전에너지하베스팅 기술을 바탕으로 ‘ESII 안전 알리미 시스템’을 개발해 눈길을 끌었다.

ESII 안전 알리미 시스템은 차량이 우회전 시 진입 알림을 통해 보행자가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도록 유도하는 시스템이다.

차량이 센서방지턱을 넘거나, 보행자가 보도안전블록을 밟으면 알림장치가 음성과 빛으로 운전자·보행자에게 신호를 보낸다.

압전소자란 일정방향에서 압력을 가하면 전압이 발생하는 성질을 가지는 소자를 뜻한다. 압전에너지하베스팅은 압전 원리를 이용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압전소자와 교통안전 분야의 접목은 범람하는 인공지능(AI) 물결 속에서 이례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과연 ㈜이투스는 어떻게 ESII 안전 알리미 시스템을 개발하게 됐을까. 지난달 27일 ㈜이투스 서울 지사에서 박영준 대표를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저는 원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어요. 프로그래머도 하고,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했죠. 그러다 원천 기술 기반의 제조 사업에 뜻을 두게 됐습니다. 특히 압전소자를 눈여겨봤어요. 이 압전이라는 게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 후방센서나 스피커 등 알고 보면 우리 생활 저변에 많이 퍼져있어요. 이 압전 기술을 교통안전 분야에 접목하면 교통사고 예방에 획기적인 케이스가 될 것이라 확신했죠.”

박 대표는 그동안 수많은 현장답사와 시제품 제작 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그러던 와중에 2022년 7월 중소벤처기업부의 구매조건부 지원사업인 ‘스쿨존 보행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접근차량 인지 경고 시스템’ 연구 과제를 수행했고, 이를 통해 ESII 안전 알리미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ESII 안전 알리미 시스템은 △차량 인지용 센서방지턱과 보행자 인지용 안전블록 (센싱 파트·통신 파트) △알림장치(알림 파트·제어 파트) △모니터링 시스템(통합제어 파트·모니터링 파트)로 구성된다.

센서방지턱과 안전블록은 압전소자가 내장돼 전원 케이블을 연결하기 위한 아스팔트 절개나 보도블록 절개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게 특징이다. 일명 임플란트 방식으로 설치한다.

숙련된 인원이 있다는 전제하에 설치 공사 시간이 30분에서 1시간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예측했다.

“일반 센서라면 상시 전원이 필요해요. 하지만 ESII 안전 알리미 시스템은 차가 센서방지턱을 넘어가거나, 사람들이 안전보도블럭을 밟으면 그 순간 압력을 전기로 바꿔 통신장비로 보냅니다. 상시 대기가 아니라 압력이 있을 때만 깨어나기 때문에 전기 공사가 따로 필요 없죠. 그래서 비용도 비교적 저렴하고요.”

그렇다면 다양한 차량과 사람들의 압력을 견뎌야 하는 안전보도블록과 센서방지턱의 내구성은 어느 정도일까. 30t 트럭도 문제없이 지나갈 수 있도록 바퀴당 하중 5t을 견딜 수 있다고 한다.

“압전소자 기술을 개발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 바로 내구성입니다. 10년 전부터 여러 관련 시범사업들이 있었는데, 실패한 경우가 많아요. 차가 밟았을 때 그 압력을 견딜 수 있는 센서가 많지 않거든요. 저희는 앞선 사례들을 살펴보고 압력을 충분히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확보했습니다.”

이밖에 ㈜이투스는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을 통해 도로교통법 기준 영하 34도에서 영상 74도까지 10분 단위로 100회 온도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성능 테스트를 진행했다. 현재 1차 테스트는 통과했고, 2차는 진행 중이다.

무게 인식은 최소 20㎏에서 최대 5000㎏까지 가능하다. 최소 무게가 20㎏인 이유는 어린아이부터 무게 인식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다. 너무 가벼운 무게까지 인식이 가능할 경우, 길고양이나 강아지가 밟았을 때도 알람이 울려 자칫 소음공해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원이 들어올 경우,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사무실에서 실시간으로 음량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또, 모니터링 시스템을 이용해 각 지역의 설치 기기가 고장 났는지 체크할 수 있죠.”

간단한 설치 및 저렴한 비용, 사후관리 등의 특성 덕분에 ESII 안전 알리미 시스템은 올해 참가했던 2024 코리아빌드위크와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에서 여러 지자체와 기관에 시범사업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박 대표는 무리한 사업 확장보다는 우선 내실을 다지는 게 먼저라고 답했다.

“아무래도 엔지니어 출신이다 보니 자존심이 있는 거죠. 직접 이름 걸고 내보일 기술이기에 ‘적어도 이 정도는 돼야 하지 않나’라는 저희만의 기준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해요.”

지금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국내 규격을 제정하는 일이다. ESII 안전 알리미 시스템이 압전에너지하베스팅을 기반으로 한 국내 최초 신제품인 관계로 관련 국내 규격이 없다고 한다. 따라서 KTL과 함께 K 등급 규격을 제정했으며, 인증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사실 저희가 규모가 그리 큰 기업이 아닌데, 주변에서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중기부에서 과제를 진행할 때 담당자님이나 세라믹 기술연구원 분들에게 저희가 끊임없이 질문하고, 엄청나게 괴롭혔거든요. 이 자리를 빌려서 도움을 구할 때마다 마다하지 않고 손을 내밀어준 숨은 공로자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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