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고 가볍게…무게감 덜어내는 OTT 드라마들 [D:방송 뷰]

2025-02-03

의학 드라마와 코미디 드라마 사이, ‘중증외상센터’ 인기

유쾌한 수사물 ‘트리거’도 호평 속 디즈니플러스 공개

표현 수위를 높이고, 의미 심장한 메시지를 전하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드라마들이 가벼워지고 있다. 의학 드라마부터 수사물까지. 장르물에 ‘코믹함’을 입히며 진입장벽을 낮추는 식이다.

지난달 24일 설 연휴 직전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증외상센터’가 전 세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을 기준 ‘오징어 게임2’을 제치고 TV쇼 부문 전 세계 2위를 차지했다.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멕시코, 칠레 등 19개국에서 1위를 기록했으며, 넷플릭스 최대 가입자를 보유한 미국에서는 9위에 랭크됐다.

무엇보다 그간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를 향해 강한 호불호를 표하던 국내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어 의미 있다. 지난해 공개된 ‘스위트홈3’, ‘경성크리처2’ 등 시즌제 드라마들이 혹평을 받은 것은 물론, ‘중증외상센터’ 직전 작품인 ‘오징어 게임2’까지도 ‘전작보다 실망스럽다’는 시청자들의 혹평을 받았던 것. 여기에 의료계 파업 여파로 인해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이 사뭇 달라진 요즘, 올해 의학 드라마 첫 주자가 된 ‘중증외상센터’를 향해서도 ‘의사 미화 드라마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이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 분)이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심폐 소생하기 위해 활약하는 ‘중증외상센터’는, ‘현실감’보다는 ‘판타지’를 유쾌하게 펼쳐낸 것이 시청자들에게 통한 모양새다.

전장을 누비던 백강혁의 과거사가 스펙터클 하게 펼쳐지는가 하면 심각한 사건들 사이, 제자 1호 양재원(추영우 분), 항문외과 과장 한유림(윤경호 분), 베테랑 간호사 천장미(하영 분)가 ‘유쾌한’ 시너지를 완성한다. 빠르고 유쾌한 전개에 ‘현실을 잊었다’는 반응이 이어졌으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작품 속 ‘가장 재밌는 대사’를 꼽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디즈니플러스 ‘트리거’는 B급 코미디 방불케 하는 웃음 가득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작품은 나쁜 놈들의 잘못을 활짝 까발리기 위해 일단 카메라부터 들이대고 보는 지독한 탐사보도 프로 팀의 이야기를 담는다.

김혜수가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심각한 사회적 이슈나 범죄 다루는데 전체 관통하는 톤 앤 매너가 유쾌했다. 눈에 띄고 볼수록 재밌고 뚜렷한 이야기와 메시지, 위트나 재치, 진정성이나 세상을 관통하는 카타르시스, 통쾌함 같은 밸런스가 너무 좋다고 생각해서 선택하게 됐다”고 ‘트리거’의 출연 계기를 밝힌 것처럼, 사이비 종교, 스토킹 범죄 등 묵직한 사회 문제를 다루지만, 탐사보도 팀이 종횡무진 현장을 누비며 활약하는 과정을 통해 메시지를 무겁지 않게 전달한다.

공개를 앞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뉴토피아'는 좀비물에 코믹 감성 더했다. 군인 재윤(박정민 분)과 곰신 영주(지수 분)가 좀비에 습격당한 서울 도심을 가로질러 서로에게 달려가는 이야기로, ‘잔혹한’ 좀비물과 ‘말랑말랑’한 멜로가 어떻게 결합될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때는 OTT 드라마들이 표현 수위를 높이고, 더 강렬한 이야기로 TV 드라마와는 차별화된 전개 보여주곤 했었다. 그러나 최근 세 OTT 드라마들이 나란히 ‘코미디’로 도전장을 내밀며 이전과는 ‘다른’ 선택을 한 것. 한 방송 관계자는 “요즘 시청자들은 어렵고, 무거운 이야기보다는 조금 덜 무거운 이야기로 ‘가볍게’ 접근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고 그 배경을 짚으며 “처음엔 OTT 콘텐츠들이 ‘다른’ 전개를 ‘증명’하기 위해 애썼다면, 지금은 또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만족감을 선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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