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성 호텔도 있는데 ‘4성급’ 선택···시진핑은 왜 ‘코오롱호텔’서 묵나

2025-10-30

진입로 전면 통제···일반인 접근 차단

토함산 자락 위치, 경호·보안에 유리

“트럼프 호텔과 먼 곳으로” 추측도

APEC 관계자 “전적으로 참여국 의사”

30일 오전 찾은 경북 경주시 마동에 있는 ‘코오롱호텔’ 진입로는 삼엄한 경비에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호텔 인근의 도로 곳곳에는 경찰이 빼곡히 배치돼 4중 검문·검색이 이어졌다. 호텔 로비로 이어지는 약 500m 앞 진입로에서부터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일반인의 접근은 전면 차단됐다.

이곳에선 11년만에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차 하루 동안 머물 예정이다.

호텔 진입로에서 약 5㎞ 떨어진 길목부터 이미 경찰관들이 배치됐다. 인근 공터에는 수십대의 경찰차와 소방차가 대기했다. 호텔을 둘러싼 산길까지 전용 펜스와 경호 차량이 들어서면서 외부 접근로는 모두 봉쇄됐다. 호텔 로비 입구에는 대형 가림막이 설치돼 밖에서 안을 들여다볼 수 없게 했다.

검문 지점마다 경찰은 차량을 멈춰 세운 뒤 통행 목적과 탑승 인원을 일일이 확인했다. 도보로 드나드는 이는 목에 중국 국기가 새겨진 비표를 건 중국인 관계자들뿐이었다. 이들은 호텔 안팎을 오가며 경호 동선을 점검하는 듯 분주하게 움직였다.

평소 고즈넉한 동네에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자 주민들은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김모씨(40대)는 “시진핑이 묵는다고 알려진 뒤 경찰이 온 동네에 깔렸다”며 일행과 이야기를 나눴다.

불국사 인근 토함산 자락에 위치한 코오롱호텔은 1978년 문을 연 경주 최초의 특급호텔이다.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넓은 부지, 산조망과 전통적인 서비스로 유명하지만 현재는 ‘4성급’ 호텔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경주시내에서 가장 비싼 ‘5성급’ 힐튼 호텔을 숙소로 사용한 바있다.

시 주석이 시내 다른 5성급 호텔을 두고 굳이 4성급 호텔에서 묵는 배경을 놓고 갖가지 분석이 제기된다. 우선 중국이 힐튼 호텔과 거리를 두려는 의도로 이 호텔을 택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실제 두 호텔간 거리는 약 7.7km로, 차량 이동을 해도 10분 이상 소요된다.

코오롱호텔은 사방이 울창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외부의 시선이나 접근을 차단하는 등 경호 요건이 양호한 점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도심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경관이 수려하다는 장점도 있다.

한 APEC 관계자는 “지난해 8~9월 APEC 참여국 각 대사관에서 경주 일대 호텔 등 숙박시설을 직접 둘러봤고, 올해 초에는 자국 인원을 직접 파견해 세부적으로 점검했다”며 호텔 선택은 전적으로 참여국 의사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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