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비가 포스트시즌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예정이던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이 이미 뒤로 밀렸다. 13일 대구 3차전 경기도 비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다행히 먹구름만 잔뜩 낀채 비는 내리지 않았다. 큰 변수가 없는 한 정상 개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SSG 양팀 사령탑 모두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한두번은 괜찮아도 계속 비가 오다가 안오다가 하면 선수들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그게 가장 염려가 된다”면서 “상대도 마찬가지이니까, 누가 컨디션 조절을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숭용 SSG 감독은 “아까 그라운드에 나가 보니 잔디에 물기가 있더라. 평소보다 타구도 더 빠를 것 같고, 선수들 부상이 올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선수들이 좀 더 집중해야 할 것 같다”면서 “아까 코치한테 타구나 로진 이런 걸 잘 체크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컨디션 조절 문제를 넘어 시리즈 운영에도 비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은 1~2차전에 이어 이날도 구자욱을 지명타자로 기용했다. 박 감독은 “(비로 인한) 그라운드 상태를 감안했다. 구자욱이 타선에 있고 없고가 차이가 크다. 혹시라도 이상이 생기면 안된다. 타석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구자욱은 지난달 시즌 경기 중 무릎을 다쳤다. 비에 젖은 그라운드에 미끄러졌다. 그러잖아도 관리가 필요한 선수인데, 계속된 궂은 날씨 탓에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투수진 운용도 비 때문에 달라질 수 있다. 삼성은 지난 2차전 9회말 아리엘 후라도를 구원 투수로 투입했다. 비록 끝내기 홈런을 맞으며 패전투수가 됐지만, 해볼 만한 선택이었다. 박 감독은 “비 때문에 경기가 하루 뒤로 밀리면서 후라도를 구원으로 투입할 수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