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협 비대위, 지난달 30일 해산…이선우 위원장 사퇴처리
대학들, 2학기 복귀 앞두고 방학, 온라인 활용 압축 수업 계획
의대협, 교육부와 소통은 지속 방침…자문단 구성은 아직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의과대학 학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전원 복귀 선언 3주 만에 해산했다. '2000명' 증원에 반발해 1년6개월 동안 수업 참여를 거부하던 의대생들의 집단투쟁이 사실상 막을 내린 셈이다.
당장 이번 2학기에 복귀생들을 받아들여야 하는 일부 대학에서는 1학기 수업은 여름방학을 이용, 압축해 온라인 등으로 진행하기로 하면서 특혜 논란과 부실 교육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4일 교육계에 따르면 의대협은 지난달 30일 회의에서 의대협 비대위 해산을 의결했다. 비대위를 이끌던 이선우 비대위원장도 사퇴처리됐다. 앞으로 각 의대 학생 대표들로 구성된 대의원회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의대생들은 지난해 2월 윤석열 정부 당시 의대 정원을 3058명에서 5058명으로 조정하는 의료개혁안을 발표한 이후 비대위를 중심으로 수업 참여를 거부해 왔다. 교육부는 지난 3월 의대 모집인원을 다시 3058명으로 조정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학생 복귀율은 25%에 그쳤다. 각 대학이 '학칙대로 처리' 방침을 밝히면서 유급을 앞둔 의대생은 8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이 대통령이 지난달 7일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의대생 복귀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하면서 상황은 빠르게 수습 국면에 들어섰다. 이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12일 의대생 전원 복귀를 선언했고, 교육부는 25일 의대 총장들이 건의한 ▲2학기 복학 의대생들의 정상 진급 ▲8월 졸업 본과생들을 위한 의사국가고시(국시) 추가 시행 등을 수용하기로 했다.
이에 각 의대들은 복귀생들이 내년에 정상 진급하도록 여름·겨울방학과 평일 야간, 주말 등을 이용해 1학기에 이수하지 못 한 수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하지만 애초 유급 대상인 복귀생들의 정상 진급을 위해 압축 수업을 추가 편성하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대책이라 의정갈등 내내 불거진 특혜 논란에 더해 부실교육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예컨대 경희대 의대는 최근 1학기 17주 분량 수업을 6주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하기로 했지만 이 같은 잡음이 들끓자 주말과 야간 시간대를 활용해 수강 기간을 단축하되 기존 1학기 복귀 학생과 같은 수의 강좌를 수강하도록 했다.
고려대 의대는 여름방학 대신 겨울방학에 계절 학기 등 특별 학기를 편성해 복귀생 대상 1학기 수업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연세대 의대는 이날 의학과 2학기 학사 설명회를 열고 복귀생들을 위한 구체적인 학사 운영 방안을 안내할 계획이다.
서울대 의대는 1학기 초 본과생들이 전원 복귀했고, 예과생들은 계절 수업 등을 통해 이미 정상적인 학사 일정을 진행 중이라 전국 40개 의대 중 유일하게 추가 학사 일정을 마련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비대위는 해산됐지만 의대협은 학업에 복귀하고 교육부, 각 학교와의 소통은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주요 소통 창구는 '의대교육자문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대교육자문단은 의학교육 발전을 지원하고, 미래 국가 의료에 기여하는 의사 양성을 위해 필요한 의대 교육에 관한 정책을 자문하는 기구다. 이주호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4월 의학교육 정책을 결정할 때 의대생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제안한 '의학교육위원회'에서 출발했다.
15인 이내로 구성되는 자문단에는 의대협 등 추천으로 의대생 4명이 자리할 수 있다. ▲의학교육에 관한 기본 정책에 관한 사항 ▲의학교육 관련 제도 개선에 관한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교육부는 새 장관이 오면 자문단 구성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라 어느 정도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의대협 측에서 (자문단에 들어갈 인사를) 다시 추천할 수 있겠냐고 관련 부서에 문의를 했고, 해당 부서는 자율 사항이라고 답변을 한 상황이다. 이후 정식으로 추천이 들어온 것은 아직 없다"라며 "(자문단 구성에 대해) 결정된 사항은 없다"라고 말했다.
jane9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