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리서치 회사 '미띵스' 청산…실적 못 내는 관계사들 정리 중

2025-10-23

[비즈한국] 넥슨코리아가 자회사 ‘미띵스(methinks)’를 인수 3년 만에 정리했다. 미띵스는 NHN 미국 법인 출신의 윤정섭 대표가 설립한 회사로, 설문조사가 필요한 기업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사업으로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미띵스는 2022년 넥슨코리아의 자회사가 된 후 게임 이용자 조사 플랫폼인 ‘넥슨퍼스트’를 개발·운영했으나, 법인을 청산하게 됐다.

넥슨코리아가 7월 24일 사용자 경험 리서치 자회사 미띵스의 청산을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산인은 미띵스 사내이사였던 배준영 넥슨 플랫폼본부 본부장이 맡았다. 미띵스는 앞서 5월 16일 주주총회에서 해산을 결의했다.

미띵스는 윤정섭 전 NHN USA 대표가 2016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세운 업체로, 사용자 설문조사가 필요한 기업과 조사 참여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띵커(Thinker)’로 불리는 조사 참가자는 미띵스 플랫폼에서 화상 인터뷰를 통한 기업 상품·서비스 리뷰, 출시 예정 서비스의 베타 테스트 참여, 설문조사 등을 하고 평균 20달러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미띵스 솔루션을 구독한 기업은 손쉽게 테스트 참여자를 모으고 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

미띵스는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은 뒤 국내로 진출했다. LG, 삼성, 버라이즌, 비보 등 글로벌 기업과 넷마블, NC소프트, 넥슨 등 국내 대형 게임사를 고객사로 뒀다. 미띵스는 사업 초기 투자 유치 과정에서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한게임 공동 창업자인 문태식 카카오VX 대표 등의 개인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고객사였던 넥슨이 2022년 6월 미띵스를 인수하면서 미띵스는 넥슨코리아의 자회사(지분 100%)가 됐다. 미띵스는 넥슨의 게임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 비대면 인터뷰, 원격 게임 테스트 등을 하는 ‘넥슨퍼스트’ 플랫폼을 개발 및 운영했다. 하지만 인수 3년 만에 법인이 사라지게 됐다.

넥슨코리아는 미띵스 청산 배경에 대해 “인수 후 설문 리서치 솔루션인 넥슨퍼스트를 개발했다”라며 “넥슨퍼스트 관련 개발 및 서비스 업무를 넥슨코리아로 이관하면서, 기존 법인의 역할이 소멸해 청산 절차를 진행했다”라고 전했다. 미띵스 청산 이후에도 넥슨퍼스트 운영은 이어간다.

미띵스의 실적을 보면 이익 규모가 크진 않으나 흑자를 내왔다. 넥슨 인수 첫해인 2022년 말 영업이익은 -7억 원, 당기순이익은 -30억 원이었으나 2023년에는 매출액 17억 원, 영업이익 1억 원, 당기순이익 9000만 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이듬해인 2024년 매출액 16억 원, 영업이익 1억 원, 당기순이익은 8400만 원으로 감소했다. 2020년경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미띵스의 핵심 서비스인 화상 인터뷰가 주목받았지만, 엔데믹으로 바뀌면서 대면 문화가 다시 돌아온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넥슨코리아의 게임 관련 자회사는 네오플, 넥슨게임즈, 버튼스, 민트로켓, 엔진스튜디오, 니트로스튜디오, 데브캣 등 개발사와 넥슨네트웍스(게임 서비스·품질관리), 넥슨커뮤니케이션즈(게임 운영 지원) 등이 있다. 게임 외 사업을 하는 곳으로는 넥슨스페이스(부동산 자산 관리), 엔미디어플랫폼(PC방 토탈 관리 솔루션), 넥슨유니버스(콘텐츠 IP·블록체인)와 미띵스가 있었다.

이 중 버튼스와 민트로켓은 2024년 넥슨코리아의 자회사가 됐다. 버튼스는 신규 설립, 민트로켓은 서브 브랜드를 신규 법인으로 분사한 경우다. 여기에 최근 미띵스 법인을 청산하면서, 게임 관련 자회사는 늘리고 관련이 적은 곳은 정리하는 모습이다.

넥슨은 그룹 차원에서 국내외 관계사 정리를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016년 인수한 ‘빅휴즈 게임즈’와 2017년 인수한 ‘픽셀베리 스튜디오’의 지분을 매각했다. 이들은 모두 미국 현지 개발사로,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하자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 법인을 통해 운영하던 펫 푸드 관계사도 대부분 청산하거나 지분을 매각했다. 넥슨은 지난해 미국 투자사로 세웠던 NX 펫 홀딩스(NX Pet Holding Inc.)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그리즐리 펫 프로덕트’ ‘NAPP 매뉴팩처링’ 등 7개 연결회사를 함께 처분했다. 프랑스 기업인 ‘아그라스 펫 푸드’는 청산했다. 2021년 인수했던 펫푸드 업체 ‘화이트브릿지 펫 브랜즈’의 북미 사업권은 미국의 식품업체인 제너럴 밀스에 약 2조 원에 매각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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