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업종보다는 사모펀드, 해외 외식기업에서 관심
갈수록 강화되는 규제가 발목 잡기도
지난달 비상계엄에 이은 탄핵정국으로 외식시장 전반이 얼어붙은 가운데 M&A 시장에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수익성 악화와 가맹점과의 갈등, 규제 강화 등으로 시장 전반이 침체되면서 기존 국내 외식기업 보다는 단 기간 수익을 노리는 사모펀드와 K푸드 수요를 노린 외국계 자본들이 매물에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작년에는 지속적인 외식물가 상승에도 여러 건의 외식기업 인수합병이 이뤄졌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외식기업을 사들인 것은 주로 사모펀드와 외국계 자본이다.
아라치 치킨을 운영하는 삼화식품이 마라탕, 탕후루에 이어 디저트 시장 강자로 부상한 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이하 요아정)을 인수했고, 패밀리 레스토랑 매드포갈릭은 사모펀드가 인수했다. 반올림피자는 동종업계의 오구쌀 피자를 인수했다.
한국 맥도날드 운영권은 카타르와 튀르키예에서 맥도날드를 운영하고 있는 카타르 기업 카말 알 마나가, 국내 대표 가성비 커피로 꼽히는 컴포즈커피는 필리핀 최대식품기업 졸리비그룹이 인수했다.
상대적으로 가맹점주의 권한을 강화하는 각종 규제 법안이 통과되면서 가맹사업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외식 가맹점 매출은 꾸준히 상승하는 등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기존 외식기업의 경우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는 대신 국내 가맹사업은 축소하는 등 국내 사업 확대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반면, 사모펀드는 인수 후 전문 경영인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룬 사례가 늘면서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해외 외식기업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류 열풍으로 전 세계에서 한국 식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이 배경이 됐다.
최근 업계에서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기업들의 한국 외식기업 인수 시도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십에서 수백개 규모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치킨, 커피, 베이커리, 분식 가맹본부가 주요 대상이다.
이 같은 움직임을 반영해 업계에서는 최근 매물로 시장에 나온 외식기업의 인수합병에도 외국기업들의 관심이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시장에 매물로 나오거나 인수 절차가 진행 중인 브랜드로는 피자나라치킨공주, 명륜진사갈비, 노랑통닭 등이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동일 업종을 운영하는 가맹본부가 몸집을 불리고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동일 업종보다는 사모펀드나 해외에서 문의가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대형 외식 프랜차이즈는 규제를 피해 해외 진출에 공을 들이는 반면 해외에서는 K푸드의 정통성을 갖추기 위해 한국 기업 인수에 관심이 많다”며 “다만 국내 규제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거래를 진행하다 최종 단계에서 중단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