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전역 4471㏊ 방제구역 설정 관리전략 수립
부서 중복 방지 20개 기관 협업 시스템 구축

칡덩굴이 제주 전역을 빠른 속도로 뒤덮고 있다. 제주도는 칡덩굴이 주변 식생을 파괴하고 경관을 훼손하는 부작용이 큰 것으로 보고 효율적인 방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제주도는 도 전역에 걸쳐 산림과 공원, 도로변 4471㏊를 칡덩굴 제거 구역으로 설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2023년 372㏊, 2024년 349㏊, 올해 414㏊ 지역에서 칡덩굴 제거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도는 폭염, 잦은 비와 같은 이상기후 영향으로 칡덩굴과 같은 덩굴류가 빠르게 확산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도 관계자는 “최근 제주 날씨가 더 따듯해지면서 칡덩굴이 영역을 넓히고, 겨울에도 없어지지 않고 있다”라면서 “칡덩굴이 강한 번식력으로 다른 식생을 점령하며 제주에서 문제가 될 정도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칡덩굴은 하루 30~40㎝씩 빠른 속도로 자라며, 줄기 마디마다 뿌리를 내리는 특성으로 인해 완전 제거가 까다로운 식물로 알려졌다.
특히 덩굴류가 휘감은 나무는 햇빛을 받지 못해 말라 죽는다. 최근에는 도심지 시설물, 가로수까지 덩굴에 휩싸인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수종을 가리지 않은 채 번지는 덩굴류는 생물 다양성을 파괴하고, 지역 고유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
실제 국가 자연유산인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신례천, 효돈천), 천지연·천제연 난대림, 도순리 녹나무 자생지, 삼도 파초일엽자생지에도 칡덩굴이 번져 제거 작업이 이뤄졌다.
도는 칡덩굴의 빠른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사업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보완하는 작업에 나섰다. 칡덩굴이 도로와 산림을 가리지 않고 자라면서 관리 주체 역시 도로관리과, 산림녹지과, 한국전력공사 등으로 나뉘고 특정 구역에 대해서는 불명확한 문제가 있었다. 부서별 중복 구간은 오히려 제거 작업의 사각지대가 되기도 했다.
도는 내년 1월부터 이런 문제점을 보완한 ‘2026년 칡덩굴 체계적 관리 전략’을 시행한다. 제주도 산림녹지과가 총괄을 맡고 나머지 19개 기관이 협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도로변과 같이 경관 영향이 큰 지역을 우선 관리 대상지로 지정해 관리할 방침이다. 부서별로 방제 이력 관리 카드 작성을 의무화해 사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관리를 하도록 할 예정이다. 부서별 역할을 명확히 나누고 방제 시기와 물리적·화학적 방제 방안을 표준화해 관리 효율도 높인다.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칡덩굴이 산림 생태계 전반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라면서 “단기간 제거는 어려운 만큼 부서 간 벽을 허무는 협업과 체계적인 전략으로 지속적인 관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