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운용 “금 현물 ETF, 투자자 보호에 한계…괴리율 리스크 크다" 직격 [마켓시그널]

2025-10-20

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보다 높은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이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구조에 대해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우려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최근 금 가격 급등 속 현물 ETF의 괴리율(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 차이)이 커지며 투자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전날 진행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KODEX 코리아소버린AI’ 기자 간담회에서 금 ETF 구조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당사도 금 ETF 출시 과정에서 KRX 금 현물로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괴리율 문제를 우려해 제외했다”며 “대형 운용사가 자금을 모아 현물 시장에 진입할 경우 이미 지적된 가격 괴리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제 금 시장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것이 오히려 투자자 보호에 부합한다고 봤다”며 “금은 주식·채권과 함께 자산 배분 차원에서 유효한 대체 자산이지만, 현물형 ETF는 투자자가 인지하기 어려운 괴리율 리스크를 안고 있어 장기 투자상품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금 현물 ETF 시장은 2021년 한국투자신탁운용이 ‘ACE KRX금현물’을 출시하며 형성됐다. 해당 ETF는 현재 약 2조 6500억 원 규모의 순자산을 운용 중이며 상장 이후 누적 수익률은 200%에 달한다. 이후 올 6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 KRX금현물’을, 삼성자산운용은 국제 금 ETF에 투자하는 재간접형 ‘KODEX 금액티브’를 각각 내놨다.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라 불리는 국내 금 가격의 초과 현상은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국내 금 유통량의 절반가량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관세, 운송비, 보관비 등 비용 요인이 자연스럽게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단기 자금 유입이 몰리며 과열 조짐이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올 2월 14일 한국 시장 프리미엄이 20%를 넘었다가 한 달 만인 올 3월 12일 1.93%로 급락하는 과정에서 국내 금 현물 추종형인 ACE KRX금현물 ETF 가격은 15% 넘게 하락했다. 투자심리 과열과 수급 불균형이 맞물리며 시장 괴리가 급격히 확대된 셈이다. 과도한 단기 매수세와 제한적인 공급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평가다.

금융감독원도 이 같은 위험을 인지하고 지난 17일 소비자 경보(주의)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국내 금 가격이 국제 시세 대비 13% 이상 비싸게 형성돼 있으며, 국내 금 시장이 단기 수급 불균형과 정보 비대칭으로 왜곡됐다”며 “괴리율이 확대될 경우 단기 급락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 본부장은 “투자자들이 금을 단기 가격 변동 중심으로만 접근하기보다 세계 시장 구조를 이해한 뒤 분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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